‘모르는 건 모른다’ 답하는 AI 나온다

GIST, 미학습 데이터 식별하는 기술 개발
자율주행차, 의료진단AI 안전성 개선 기대

 

[더테크=조명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자율주행차 운행 중 동물을 사람으로 잘못 인식하거나 기존에 학습한 질환 중 가장 유사한 질환으로 오진하는 등의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지스트는 융합기술학제학부 이규빈 교수 연구팀이 학습한 적 없는 ‘모르는 데이터’를 구별해 내는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대부분의 AI는 주어진 후보 중 정답이 없으면 가장 비슷한 답을 찾도록 설계되어 있다. 딥러닝 모델은 이미지 인식 능력이 탁월해 컴퓨터비전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나, 답을 몰라도 가장 유사한 값을 정답으로 잘못 인식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 경우 자율주행 차량이 장애물을 잘못 인식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이를 보완할 AI모델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AI모델은 여러 블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블록은 똑같은 작업을 수행한다. 컨베이어 벨트에 재료(데이터)가 들어오고, 여러 사람(블록)이 분업해 순서대로 물건을 완성하는 것과 같다. 

 

연구팀은 이 중 ‘모르는 데이터’ 탐지에 적합한 블록을 찾아내기 위해 직소 퍼즐을 이용했다. 블록의 활성도를 기준으로 모르는 데이터를 탐지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실제 이미지와 유사하지만 정답은 아닌 데이터를 입력한 후 활성도에 따라 모르는 데이터 탐지에 적합한 블록을 찾기 위해, 모르는 데이터의 예시로써 이미지를 직소 퍼즐처럼 잘게 쪼갠 뒤 무작위로 섞어서 입력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가장 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마지막 블록을 사용했으나, 연구팀은 마지막 블록이 과도한 학습으로 인해 모르는 데이터도 아는 데이터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모르는 데이터(직소 퍼즐)에는 낮은 활성도를, 아는 데이터에는 높은 활성도를 보이는 블록이 모르는 데이터 탐지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보고, 직소 퍼즐에 대한 활성도 대비 학습된 이미지에 대한 활성도가 가장 높은 블록을 선택했다.

 

이 방식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첫 번째 벤치마크에서는 5.8%, 두 번째 벤치마크에서는 6.8% 향상된 탐지 결과를 얻어 현재까지 가장 높은 수준의 성능이 달성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성과로 딥러닝 모델의 메타인지가 가능해지면 지능을 증강하는 형태의 AI 모델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 의료 진단 등 안전이나 생명과 직결되는 민감한 분야에서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규빈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를 발전시키면 딥러닝 모델이 인식된 결과를 스스로 인지하는 메타인지 능력을 얻을 수 있다”며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잘못 인식해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피해를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능 증강과 같은 다양한 기술로 응용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 교수가 지도하고 유연국 박사과정생이 신성호 박사과정생, 이성주 박사과정생, 전창현 석사와 함께 진행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클라우드 로봇복합인공지능 핵심기술개발사업, 불확실성을 자각하고 성장하는 에이전트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성과는 컴퓨터비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학회인 ‘컴퓨터비전과 패턴인식 학술대회(CVPR)’에서 오는 6월 18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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