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전수연 기자] 올 한해 다양한 인공지능(AI) 관련 이슈가 쏟아진 가운데, 급변하는 산업 흐름을 되돌아보고 내년 시장 전망을 내다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2022년 11월 오픈AI(OpenAI)가 ‘GPT-3’ 기반의 대화형 모델 ‘챗GPT(ChatGPT)’를 선보였습니다. 챗GPT는 부적절한 질문을 거절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등 지능형 모델로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용자와 소통을 통해 학습하고 입력문에 사람처럼 다양한 반응을 보였던 점은 기존 챗봇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더 복잡한 명령을 정교하게 처리하기도 해 여러 방면으로 활용성을 보여줬고 이제는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챗GPT는 출시 두달 만에 월간사용자(MAU) 1억명을 돌파했습니다. 틱톡이 9개월, 인스타그램이 30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기록입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많은 학생이 과제, 보고서 등을 작성할 때 챗GPT를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한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해킹 능력이 미숙한 해커들이 개인 정보를 훔치고 바이러스를 만드는 데 챗GPT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올 2월에는 구글이 자사 AI 챗봇 ‘바드(Bard)’를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180개국에 전면 공개했습니다. 영어는 물론 한국어, 일본어도 공식 지원하면서 생성형 AI 분야에서 챗GPT와의 본격 경쟁이 전개됐습니다.
바드에 탑재된 대규모 언어모델 팜2(PaLM2)는 10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며 5300억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바탕으로 추론 능력과 코딩 능력이 강화됐습니다. 질문에 따라서 관련 이미지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바드는 시각 분석을 통해 관련 정보를 가져올 수 있도록 구글 렌즈(Google Lens)도 결합됐습니다. 이를 위해 구글은 이미지 생성 기능과 관련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도비와 협업하기도 했습니다.
4월에는 오픈AI가 업그레이드된 LLM(대규모언어모델) ‘GPT-4’를 출시했습니다. 직전 모델 대비 눈에 띄는 점은 이미지 인식이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챗GPT는 이미지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제시한 뒤 이를 기반으로 시나 작문을 작성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전 모델에서 지속 지적돼 온 추론 능력 부족과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 문제도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정적 이슈도 생겨났습니다. AI 연구 관련 비영리단체 퓨처오브라이프는 3월에 “모든 AI 연구기관에 GPT-4보다 강력한 AI 시스템 학습을 최소 6개월 동안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는 공개서한을 AI 개발업체에 보낸 바 있습니다.
이 서한에는 머스크 CEO와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 잔 탈린 스카이프 공동 창업자 등 각계 인사 1126명이 서명했습니다. 이들은 인간과 경쟁할 수 있는 지능을 갖춘 AI는 사회와 인류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더해 AI 개발자는 정책 입안자들과 협력해 강력한 AI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시스템에는 △AI를 전담하는 새롭고 유능한 규제 당국 △고성능 AI 시스템과 대규모 연산 능력 풀에 대한 감독과 추적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고 모델 유출을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출처와 워터마킹 시스템 △강력한 감사와 인증 생태계 △AI로 인한 피해 책임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됐습니다.
3월 말 이탈리아의 경우 챗GPT가 자국 개인정보보호 기준과 규정을 충족할 때까지 서비스 접속을 일시적으로 차단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챗GPT가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탈리아 데이터보호청은 챗GPT가 알고리즘 학습을 위해 개인정보를 대량 수집해 저장하는 행위를 정당화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기간 안에 해결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4%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中편: AI 위험성 완화를 위한 기업·기관들의 움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