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막 촉매 기술로 수소 생산 판 바꾼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조은애 교수 연구팀

 

[더테크 이지영 기자]  수소 에너지 시대의 성패는 촉매 기술에 달려 있다. 수소를 만들고 전기를 생산하는 전 과정에서 촉매는 효율과 비용을 좌우하는 ‘보이지 않는 엔진’이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촉매 재료가 아닌 형태의 혁신만으로 귀금속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수소 생산과 연료전지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조은애 교수 연구팀이 초박막 나노시트 구조를 적용한 차세대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촉매가 알갱이 형태로 제작돼 귀금속 활용 효율이 낮고 내구성이 떨어졌던 한계를, 머리카락 두께의 수만 분의 1에 불과한 ‘종이처럼 얇은’ 구조로 극복한 것이다.


수전해와 연료전지는 수소 에너지의 생산과 활용을 담당하는 핵심 기술이지만, 촉매로 쓰이는 이리듐(Ir)과 백금(Pt)은 희귀하고 고가여서 상용화의 최대 장애물로 꼽혀왔다. 연구팀은 촉매를 얇고 넓게 펼친 초박막 나노시트 구조를 통해 같은 양의 귀금속으로 더 넓은 반응 면적을 확보했다.


수소 생산용 촉매로는 두께 2나노미터 이하의 이리듐 나노시트를 개발해, 상용 촉매 대비 수소 생산 속도를 38% 향상시켰다. 특히 실제 산업 환경에 가까운 고부하 조건에서도 1,0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이리듐 사용량을 약 65% 줄인 상태에서도 동일한 성능을 입증했다.


연료전지 분야에서도 성과는 뚜렷했다. 백금-구리 초박막 나노시트 촉매는 백금 질량당 성능이 기존 대비 약 13배 향상됐고, 실제 연료전지 셀에서도 2.3배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5만 회의 내구성 시험 이후에도 초기 성능의 65%를 유지해 상용 촉매를 뛰어넘는 안정성을 보였다.


조은애 교수는 “귀금속 사용량을 대폭 줄이면서도 수소 생산과 연료전지 성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설계 전략”이라며 “수소 에너지의 비용 장벽을 낮추고 상용화를 앞당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수소 생산용과 연료전지용 촉매를 각각 다룬 두 편의 논문으로 발표됐으며, 국제 학술지 ACS Nano와 Nano Lett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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