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후 中법인 약세 속 ‘반도체’-‘배터리’는 호조

CEO스코어, 2016년 이후 국내 주요 기업 중국법인 매출변화 발표
LG엔솔, 2016년 比 지난해 400% 이상 성장

 

[더테크=문용필 기자] 결국 정답은 ‘반도체’와 ‘배터리’인 듯하다.

 

‘한한령’(限韓令) 등 중국의 ‘대(對) 한국기업 압박’이 시작된 지난 2016년 이후 국내 주요 기업 중국법인의 매출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가 ‘낭중지추’(囊中之錐)같은 실적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가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이 기간 동안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우선 LG엔솔 중국법인의 경우 지난해 12조845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16년(2조4167억원) 대비 431.6% 급증한 수치다. 삼성SDI의 경우에도 같은기간 9298억원에서 5조 4250억원으로 매출액이 뛰어올랐다. SK온은 이들 기업보다 다소 늦은 2019년 중국법인을 설립했지만 지난해 2조원대의 매출을 거두며 연착륙하는 모양새다.

 

이른바 K-배터리 3사의 호실적은 중국이 전세계 최고의 전기차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그러나 닝더스다이(CATL)나 비야디(BYD), CALB같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들의 ‘안방’에서 선방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도체 관련 기업들 역시 중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법인 중 하나인 ‘Samsung (China) Semiconductor’의 매출액은 2016년 4조1521억원에서 지난해 9조6798억원으로 133.1% 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K-반도체’ 양강을 구성하는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법인은 같은 기간 3조6억원에서 지난해 7조5454억원으로 4조원 이상 증가했다. CEO스코어는 “LG화학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새 179.4%나 치솟았고 LG디스플레이(38.7%), 효성티앤씨(182.3%), HD현대인프라코어(138.1%), 삼성전기(21.0%) 등의 중국법인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두 분야에서의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2016년 이후 국내 대기업의 중국법인 매출규모는 13.1%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배터리와 반도체를 제외하면 감소 폭은 더욱 커져 37.3%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2016년 117조2300억원에서 지난해 7조4485억원으로, 43조원이상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매각되거나 청산된 법인 수는 46개에 달했다.

 

이와 관련, CEO스코어는 “한한령으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한 이후에도 미·중 무역 갈등, 공급망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대 중국 사업이 후퇴를 거듭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특히 ‘자동차‧부품’의 경우 2016년(55조4686억원) 대비 지난해 매출(19조4357억원)이 무려 65%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북경현대기차’의 매출액은 같은기간 20조1287억원에서 4조9003억원으로 급감했으며 기아차의 ‘강소열달기아기차’는 9조7996억원에서 1조8835억원으로 80%가량 줄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성우하이텍, 현대케피코 등의 현지법인 매출도 크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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