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용 AI 시장, 유연한 ‘로컬 서비스’ 강조

[엔터프라이즈 LLM 경쟁②] 빅테크 AI 대응한 국내 기업의 ‘맞춤형’ 서비스
국내 기업용 생성형 AI의 경쟁력, 한글 데이터와 온프레미스·프라이빗 시스템

 

[더테크=조재호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들어 ‘기업용 생성형 인공지능(AI)’를 내놓으며 비즈니스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챗GPT 이후 다양한 생성형 AI 기술이 발표되고 기업들은 AI 도입을 검토 중이다. 기업들의 ‘AI 전환’을 진행할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빅테크의 생성형 AI 경쟁 2라운드 ‘기업용 AI 시장’)

 

올해 하반기 들어 국내 기업들도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언어모델(LLM)을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지난 8월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9월에는 솔트룩스가 ‘루시아’를 공개했다. 카카오도 ‘KoGPT2.0’을 연내에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이통3사도 클라우드를 포함한 데이터 분야를 ‘차세대 먹거리’ 사업 영역으로 낙점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비즈니스 전략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국내 AI 대표기업 중 하나인 솔트룩스 김재은 AI랩장은 “국내 AI 기업들은 기존 고객사와 오랜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축적된 보안 노하우와 함께 한국어 처리 부분에서 강점을 지녔다”며 “비즈니스 측면에서 수익성 부분도 고려해야겠지만 시장을 빠르게 점유할 수 있는 방식을 더 선호할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이 'AI 강국'으로 꼽히지만 국내 AI 업계의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국내 AI 기업은 다년간 축적된 △한국어 기반의 LLM 모델 △매개변수를 최적화한 중소형 모델 △국내 기업 문화를 배려한 온프레미스(사내구축형) 및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축 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한국 포털 생태계’ 이끄는 네이버, ‘카카오톡’의 카카오

 

“우리를 가장 잘 이해하는 AI”,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8월 ‘단 23’에서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면서 밝힌 자신감의 표현이다. 국내 포털업계를 이끄는 네이버다운 접근법이다. 네이버는 AI 기술력과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어 데이터 학습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검색과 쇼핑, 페이를 아우른 포털 생태계를 기반으로 B2B와 B2C 시장을 아우른 노하우 역시 네이버의 강점이다. 엔터프라이즈 LLM 분야에서도 10월 중 ‘클로바 스튜디오’와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의 출시를 예고했다. 이 중에서 뉴로클라우드 서비스는 고객사의 데이터 센터 내부에 모델을 구축해 자체 LLM을 구축할 수 있는 서비스다.

 

(관련 기사: '하이퍼 클로바X' 공개한 네이버 단23 컨퍼런스)

 

카카오는 지난 8월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10월 이후 KoGPT 2.0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KoGPT 2.0은 다양한 크기의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파라미터 수보다 합리적인 비용의 AI 모델을 추구하며 버티컬 서비스와 접목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네이버와 살짝 결이 다른 비즈니스 전략을 발표했다. 카카오톡 비즈니스 서비스 연계인데,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모바일 메신저와 AI를 접목해 개인화된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비용과 속도, 최신성, 정확성 4가지 요소를 갖춘 적절한 모델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홍 대표는 “비용 합리적으로 적절한 모델을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성형 AI는 차세대 먹거리, 국내 이통3사

 

국내 이통3사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비즈니스 영역 확대에 진심이다. 통신 기반의 B2C 사업을 비롯해 엔터프라이즈용 LLM 모델 구축과 인프라 지원, 사후 관리까지 B2B 풀스택 서비스를 예고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대전환을 내세우며 LLM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 8월 에이닷의 엔터프라이즈용 모델을 출시하고 최적화 작업을 진행한 SKT는 9월 말 AI 전략 간담회에서 후속 모델인 ‘에이닷 엑스’를 공개했다.

 

앞서 SKT는 생성형 AI 시장 공략을 위해 멀티 LLM 전략을 공개했는데, 자사의 에이닷과 함께 앤트로픽의 LLM, 코난 LLM 등을 조합해서 고객 맞춤형 AI 기술 및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통신사 연합인 텔코(Telco)와 스타트업 기술 투자 중심의 K-AI 얼라이언스 전략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협업 구조를 갖췄다.

 

(관련 기사: [현장]AI 컴퍼니 위한 SKT 전략은 '개인비서')

(관련 기사: SKT, 멀티 LLM 기반 엔터프라이즈 AI 사업 추진)

 

KT는 LLM ‘믿음’을 중심으로 B2B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공개 일정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지난 8월 김영섭 대표가 취임한 이후 '생성형 AI무대'에서의 첫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믿음은 금융과 의료 산업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자체 AI 브랜드 ‘익시(ixi)’를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LLM의 경우, LG AI연구원이 공개한 엑사원 2.0과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하고 있다. 다른 이통사와 달리 독자적인 LLM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LG그룹 차원에서 LLM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 관련 서비스를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엑사원은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 언어모델과 양방향 멀티모달을 강조한 LLM이다. 지난 7월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공개된 엑사원 2.0은 유니버스, 디스커버리, 아틀리에 등 고도화된 3대 플랫폼을 선보였다.

 

(관련 기사: LG의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 공개)

 

 

‘게임회사 AI’ 엔씨소프트와 ‘전통 AI 기업’ 솔트룩스·코난테크놀로지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와 AI. 생소하다면 생소할 조합이지만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부터 AI 조직을 운영할 만큼 AI에 진심인 기업이다. 지난 8월 ‘VARCO(바르코) LLM’을 공개했다. 바르코는 규모에 따라 기초, 인스트럭션, 대화형, 생성형 모델로 나뉜다.

 

엔씨는 개인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소형·중형 규모의 한국어 전용 LLM을 우선 공개했는데, 엔씨가 선별한 고품질 데이터 위주로 학습한 모델로 생성형 AI를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엔씨는 영어와 한국어를 활용한 이중언어 모델과 함께 디지털 휴먼, 생성형 AI 플랫폼, 대화형 언어모델 등 여러 AI 사업과 함께 도메인 전용 모델도 공개할 예정이다.

 

(관련 기사: 엔씨소프트, 자체 LLM 'VARCO' 공개)

 

국내 AI 기업 중 20년 가까운 업력을 보유한 솔트룩스는 지난 9월 ‘솔트룩스 인공지능 컨퍼런스 2023 (SAC 2023)’에서 자체 개발한 LLM ‘루시아’와 이를 연계한 생태계 전반을 공개했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SAC 2023 기조 연설에서 “루시아는 지식 기반의 사전 지식 학습으로 정확도 높은 답변이 특징인 LLM”이라고 강조했다. 1TB 분량의 한글 데이터를 학습한 루시아는 데이터 저작권 이슈를 최소화하면서 법률과 특허, 금융, 교육 등 분야에 맞춤형 AI를 구축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형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관련 기사: 솔트룩스, 자체 LLM '루시아'로 B2B AI 공략 박차)

 

코난테크놀로지스는 솔트룩스와 함께 AI 업력이 가장 긴 기업 중 하나로 지난 8월 기자 간담회를 통해 ‘코난 LLM’을 공개했다. 코난 LLM은 매개변수 131억개, 4100억개 버전으로 나뉘는데 사이즈를 줄이고 학습 토큰을 늘려 비용과 성능을 합리화했다.

 

코난 LLM은 온프레미스로 기업과 정부에 공급해 내부 데이터 유출을 막는 보안이 강점이다. 아울러 코난테크놀로지스는 앞서 언급한 SKT와 멀티 LLM 전략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한편, 자체 은 아니지만 삼성SDS도 기업의 업무 생산성을 개선할 ‘하이퍼오토메이션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생성형 AI를 탑재한 B2B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9월 ‘리얼 서밋 2023’에서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과 AI 플랫폼 패브릭스를 공개했다. 해당 솔루션과 플랫폼은 오픈AI의 GPT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등의 언어 모델 기반의 생성형 AI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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