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서명수 기자] 중동 지역 군사 충돌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에너지 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으며, 항공·석유화학·반도체 등 주요 산업 전반에 비용 충격이 확산될 전망이다.
9일 국제 원유시장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기준 배럴당 107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장중에는 111달러를 돌파하며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번 유가 급등의 핵심 원인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이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에너지 통로로, 중동 산유국 원유 수출의 대부분이 이곳을 지나간다. 최근 군사 충돌 이후 유조선 통행량이 급감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직접적인 충격이 발생했다.
에너지 시장 분석기관들은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원유 생산 감소와 해상 운송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다.
고유가 충격은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공 산업의 경우 유류비가 영업비용의 최대 35%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으로, 유가 상승 시 수익성이 즉각적으로 악화된다. 대형 항공사의 경우 유가가 1달러 상승할 때 수백억 원 수준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산업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납사 등 주요 원료 가격이 유가와 연동되기 때문에 원재료 비용 상승이 제품 가격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중동 의존도가 높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상 공급망 리스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첨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철강 등 대규모 전력 소비 산업의 경우 전력 요금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제조 원가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으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산업 경쟁력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해운·물류 산업 역시 유류비 상승과 해상 운송 리스크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소비 둔화가 동시에 발생할 경우 수출입 물동량 감소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유가 급등이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글로벌 산업 공급망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기반 에너지 관리와 산업 효율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