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정호 그래파이 엔지니어, 이건호 박사과정, 김민수 교수. [사진=KAIST] ](http://www.the-tech.co.kr/data/photos/20250937/art_17572886902378_0f30cd.jpg?iqs=0.19600774880127403)
[더테크 이지영 기자] 기업들이 오랫동안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 활용해 온 관계형 데이터베이스(DB)는 거대 AI 모델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 데이터 불일치, 복합 질의 처리의 한계가 드러나며 새로운 대안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그래프-관계형 DB 시스템을 개발, 산업 현장 적용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KAIST는 전산학부 김민수 교수 연구팀이 관계형 DB와 그래프 DB를 완전 통합해 질의를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DB 시스템 ‘Chimera(키마이라)’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Chimera는 국제 성능 표준 벤치마크에서 기존 시스템 대비 최소 4배에서 최대 280배 빠른 성능을 입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래프 DB는 데이터를 정점과 간선으로 표현하는 구조로, 사람·사건·장소·시간처럼 복잡하게 얽힌 정보를 분석하고 추론하는 데 강점을 지닌다. 최근 AI 에이전트, SNS, 금융, 전자상거래 등에서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관계형 DB와의 복합 질의 수요가 늘었고, 이를 반영해 관계형 질의 언어(SQL)에 그래프 탐색 기능을 확장한 신규 표준 언어 ‘SQL/PGQ’도 제안됐다.
문제는 기존 접근 방식이 그래프 탐색을 억지로 조인 연산으로 흉내 내거나, 메모리에 그래프 뷰를 미리 구성해 처리하는 방식에 의존했다는 점이다. 전자는 탐색 단계가 깊어질수록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고, 후자는 데이터 규모가 조금만 커져도 메모리 부족으로 실행이 실패한다. 또한 원본 데이터 변경이 즉시 반영되지 않아 최신성이 떨어지고, 관계형·그래프 결과를 별도로 결합해야 하는 비효율도 존재했다.
KAIST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 저장 계층과 질의 처리 계층을 모두 새롭게 설계했다. Chimera는 그래프 전용 저장소와 관계형 저장소를 함께 운영하는 ‘듀얼 스토어 구조’를 도입하고, 그래프 탐색과 관계형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탐색-조인 연산자’를 적용해 복잡한 연산을 단일 체계에서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결과 Chimera는 국제 벤치마크 LDBC Social Network Benchmark(SNB)에서 최소 4배, 최대 280배 향상된 성능을 기록했다. 그래프 데이터 규모가 아무리 커져도 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질의 실패가 발생하지 않고, 뷰를 사용하지 않아 데이터 최신성 문제도 없다.
김민수 KAIST 교수는 “데이터 간 연결 관계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만큼, 그래프와 관계형 DB를 아우르는 통합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Chimera는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기술로, 향후 AI 에이전트, 금융,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산업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