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 DGIST, 연세대 연구팀 스핀 손실을 에너지로 바꾸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http://www.the-tech.co.kr/data/photos/20250834/art_17554764112626_9ef554.png?iqs=0.39442427160778204)
[더테크 이지영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반도체기술연구단 한동수 박사 연구팀이 DGIST 홍정일 교수, 연세대학교 김경환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스핀 손실(spin loss)’을 자성 제어의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자 원리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스핀트로닉스는 전자의 스핀 성질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제어하는 기술로, 기존 반도체보다 전력 소모가 적고 비휘발성이 뛰어나 초저전력 메모리, 뉴로모픽 칩, 확률 계산 소자 등 차세대 정보처리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스핀트로닉스 소자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물리 현상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동 연구팀은 자성체 내부 자화 방향을 외부 자극 없이 스스로 전환시키는 새로운 원리를 밝혀냈다. 기존에는 강한 전류로 전자의 스핀을 주입해 자화를 전환했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스핀이 소멸하는 ‘스핀 손실’이 발생해 전력 낭비와 효율 저하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연구팀은 스핀 손실이 오히려 자화를 전환시키는 반작용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풍선에서 바람이 빠질 때 반작용으로 풍선이 움직이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실험 결과, 스핀 손실이 클수록 자화 전환에 필요한 전력이 줄어드는 역설적 현상을 입증했으며, 기존 대비 최대 3배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기술은 별도의 특수 소재나 복잡한 소자 구조 없이도 구현 가능해 실용성과 산업적 확장성이 높다. 기존 반도체 공정과의 호환성도 뛰어나 대량 생산 및 소형화·고집적화에 유리하며, AI 반도체·초저전력 메모리·뉴로모픽 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 가능하다.
한동수 KIST 박사는 “스핀 손실을 단순한 비효율이 아닌 자화 전환의 새로운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 제시했다”며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초소형·초저전력 AI 반도체 소자 개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