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현장 융합]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의 숨은 승부처… 2040년 105억 달러 배터리 시장 열린다

배터리 기술이 상용화 속도 좌우

 

[더테크 서명수 기자]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더 이상 미래 콘셉트가 아니었다. 단순 보행이나 퍼포먼스 중심 시연을 넘어, 실제 산업 환경에서 즉시 투입 가능한 수준의 로봇들이 전면에 등장하며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분기점을 보여줬다. 인공지능과 물리적 AI가 결합된 체화 지능은 로봇의 인지·판단·행동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며, 산업·물류·서비스 현장 적용을 빠르게 현실로 끌어당기고 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는 전동식 차세대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제조 현장 적용을 명확히 겨냥했고, NVIDIA와 LG 등은 AI 기반 제어와 상호작용 기술을 강조했다. 중국의 UBTECH, Unitree를 비롯한 기업들은 부품 분류·정리 작업을 완전 자율로 수행하는 데모를 선보이며 공장·물류 적용 가능성을 구체화했다. 한국과 일본 역시 로봇 본체뿐 아니라 액추에이터, 감속기, 센서, 배터리 등 핵심 부품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생태계 확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시장에 대한 기대를 가장 공격적으로 제시한 인물은 일론 머스크다. 그는 옵티머스가 장기적으로 전기차를 뛰어넘는 핵심 사업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연간 100만 대 생산과 2만 달러 이하 가격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휴머노이드를 고가의 특수 장비가 아닌, 대량 생산이 가능한 범용 노동 플랫폼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상징한다.

 

최근 휴머노이드 개발 흐름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하드웨어의 양산형 전환, 체화 지능의 급격한 고도화, 그리고 실제 현장 투입을 위한 안전·신뢰성·운영 체계 구축이다. 이제 경쟁의 초점은 ‘얼마나 인간처럼 걷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얼마나 싸게, 얼마나 많은 대수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느냐’로 이동했다. 이 지점에서 핵심 병목으로 떠오른 요소가 바로 배터리다.

 

현재 휴머노이드의 평균 운용 시간은 약 2~4시간 수준에 그친다. 작업 부하와 운용 조건에 따라 이마저도 크게 단축될 수 있어, 산업 현장 적용의 가장 큰 제약으로 작용한다. 휴머노이드용 배터리는 전기차와 달리 순간 고출력, 잦은 충방전, 경량·소형 설계, 사람과 근접한 환경에서의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 고난도 영역이다.

 

배터리 기술 발전은 이 한계를 빠르게 낮추고 있다. 4일 발표한 SNE 리서치 전망에 따르면, 배터리 화학계 전반에서 기술 고도화와 양산 효과가 본격화되며 셀 가격이 구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배터리 셀 평균 판매 단가(ASP)는 2035년 kWh당 94달러, 2040년에는 약 70달러 수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가격 하락과 휴머노이드 보급 확대가 맞물리며 휴머노이드 로봇용 배터리 셀 시장은 2040년 105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로봇·도심항공모빌리티용 고출력·고신뢰 셀과 배터리 관리 시스템 기술을 확장하고 있으며, CATL과 EVE Energy도 반고체·전고체 로드맵을 통해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의 동시 확보를 추진 중이다.

 

폼팩터 측면에서는 원통형 기반 모듈, 파우치형 맞춤 팩, 교체형 카트리지 배터리가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상한다. 원통형은 양산성과 비용 경쟁력이, 파우치는 설계 자유도가, 교체형은 24시간 무중단 운영이라는 강점을 갖는다. 다만 교체형은 시스템 복잡도가 높아 로봇 설계와 전력 관리 역량이 함께 요구된다.

 

결국 휴머노이드 산업의 확산 속도는 배터리 기술의 진화와 정비례한다. 산업 현장에서 휴머노이드의 진짜 경쟁력은 ‘얼마나 정교하게 움직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안전하게, 멈추지 않고 일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휴머노이드 시대의 보이지 않는 주력 기술은 이제 배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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