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서명수 기자] 글로벌 ICT 수요 회복과 고부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맞물리며 한국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이 다시 한 번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ICT 무역수지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월 15일 발표한 ‘2025년 11월 ICT 수출입 동향’에서 11월 ICT 수출이 254억5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4.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수입은 127억7천만 달러로 2.7% 늘었으며, 무역수지는 126억9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ICT 기기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ICT 수출이 10개월 연속 증가한 결과로,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무역수지 또한 수출 확대와 맞물려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월 ICT 수출 호조의 중심에는 단연 반도체가 있었다. 반도체 수출은 172억7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8.6% 증가하며 올해 들어 네 번째로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데다, DDR5와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맞물리며 수출을 견인했다. 실제 D램 8Gb 평균 가격은 8월 5.7달러에서 11월 8.1달러까지 빠르게 상승했고, 낸드 128Gb 가격 역시 같은 기간 3.4달러에서 5.2달러로 올랐다.
휴대폰 수출은 15억 달러로 3.5% 증가했다. 완제품 수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카메라 모듈과 3D 센싱 모듈 등 고성능 부품 수요가 크게 늘며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컴퓨터·주변기기 수출 역시 15억2천만 달러로 1.9% 증가하며 5개월 만에 반등했다. 미국 시장은 전년도 기저효과로 감소했으나, 중국·대만·네덜란드 등을 중심으로 AI 서버용 SSD 수요가 확대되며 수출 회복세를 보였다.
통신장비 수출은 미국의 전장용·5G 장비 수요와 베트남의 부분품 수요 회복에 힘입어 3.3% 증가했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OLED 수출이 반등했음에도 LCD 가격 하락과 전방 산업 수요 둔화로 3.7%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홍콩 포함)이 99억1천만 달러로 25.3% 증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도체와 휴대폰,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이 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미국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7.9% 증가한 32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고, 대만은 반도체와 컴퓨터·주변기기 수출 급증으로 32.2% 성장했다. 유럽연합 역시 반도체와 IT 기기 수요 확대로 18.1% 증가했다.
베트남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출이 견조하게 유지되며 11.6% 성장했으며, 일본은 반도체와 컴퓨터·주변기기 수출 증가로 전체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반면 인도는 일부 품목 증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통신장비 수출 감소로 전체 수출이 줄었다.
11월 ICT 수입은 127억7천만 달러로, 글로벌 주요 제조사의 신형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휴대폰과 통신장비, 컴퓨터·주변기기 수입이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입은 감소하며 전체 증가폭은 제한적이었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첨단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ICT 투자 확대가 당분간 수출 호조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ICT 산업 전반의 구조 고도화가 중장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