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서명수 기자]  한국의 10대 수출 주력업종 기업경쟁력이 2030년에는 전 부문에서 중국에 뒤처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경협 조사에 따르면 이미 다수 업종에서 중국이 경쟁력을 앞서고 있으며, 5년 후에는 모든 업종에서 우위가 예상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2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2025년 현재 수출 최대 경쟁국으로 62.5% 기업이 중국을 꼽았다. 이어 미국(22.5%), 일본(9.5%) 순이며, 2030년에는 중국 응답 비중이 68.5%로 상승하며 수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쟁력 지표(한국=100) 기준으로, 2025년 현재 한국은 미국(107.2)과 중국(102.2)에 일부 뒤처진 상태다. 2030년 전망에서는 미국(112.9)과 중국(112.3)에 모두 뒤쳐지며 중국은 미국과 동등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 보면, 2025년 현재 중국은 철강(112.7), 일반기계(108.5), 이차전지(108.4), 디스플레이(106.4), 자동차·부품(102.4) 등 5개 업종에서 한국을 앞서 있다. 반면, 반도체(99.3), 전기·전자(99.0), 선박(96.7), 석유화학·석유제품(96.5), 바이오헬스(89.2) 등 5개 업종은 한국이 우위를 보인다. 그러나 2030년에는 10대 주력업종 모두에서 중국이 한국을 능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과 비교하면, 2025년 기준 한국이 앞선 업종은 철강(98.8), 선박(90.8), 이차전지(89.5) 3개에 불과하며, 2030년에는 선박(90.0)과 이차전지(93.4) 2개로 줄어든다. 나머지 분야에서는 미국이 우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세부 경쟁력 요소별로는, 중국이 한국 대비 가격경쟁력(130.8), 생산성(123.8), 정부지원(115.1) 등에서 우위를 보이며, 미국은 상품브랜드(133.9), 전문인력(130.0), 핵심기술(129.3) 등에서 한국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현재 한국은 상품브랜드에서만 중국에 우위를 보이지만 5년 후에는 이마저도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기업들은 경쟁력 제약 요인으로 국내 제품 경쟁력 약화(21.9%), 대외 리스크 증가(20.4%), 인구감소로 인한 내수 부진(19.6%), 핵심 기술 인력 부족(18.5%), 노동시장 및 기업법제 낙후(11.3%)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정부에 대외 리스크 최소화(28.7%), 핵심 인력 양성(18.0%), 경제 효율성 제고(17.2%), 미래기술 투자 확대(15.9%) 등 지원을 요청했다.

한경협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국내 기업들은 이미 경쟁국에 뒤처져 있으며, 향후 5년 안에 격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가 차원의 경쟁력 강화 전략 마련과 핵심 인력·기술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