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제작을 위한 생성 AI 가이드북. [사진=코트라]](http://www.the-tech.co.kr/data/photos/20250936/art_17569513713401_f90278.jpg?iqs=0.4311769295634541)
[더테크 서명수 기자] 일본 콘텐츠 산업이 2023년 사상 최대 규모인 약 13조3,597억 엔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 성장했다. 코트라가 발간한 '디지털 콘텐츠 백서 2024' 와 일본 내각부 자료에 따르면, 콘텐츠 산업은 철강 산업에 이어 일본 내 두 번째로 큰 산업으로 자리매김했으며, 반도체 산업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디지털 전환 가속, 온라인 광고·게임 산업 성장, 글로벌 콘텐츠 수요 확대 등이 성장을 견인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스트리밍 플랫폼과 SNS 중심의 소비문화 확산은 전통 미디어 중심에서 디지털 중심으로의 소비 이동을 촉진했으며, 2021년 이후 시장 회복세와 함께 연이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배경이 됐다.
최근 일본 콘텐츠 산업에서는 생성형 AI 활용이 활발하다. 기획, 제작, 편집, 배포 등 전 과정에서 반복 작업을 줄이고 창작 효율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콘텐츠 제작을 위한 생성 AI 가이드북'을 발표하며, 게임, 애니메이션, 광고 산업 내 AI 활용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2024 디지털콘텐츠 백서. [자료=코트라]](http://www.the-tech.co.kr/data/photos/20250936/art_17569513698666_d04235.png?iqs=0.8903751480005989)
게임 산업에서는 초기 기획 단계의 반복적 작업과 아이디어 확장을 위해 AI 도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스튜디오 AI Frog Interactive는 2D 캐릭터 아트워크 제작에 AI를 활용하며, 스퀘어 에닉스는 자연어 처리 기반 AI로 1983년 게임 ‘포트피아 연속 살인 사건’을 현대적으로 재구현, 플레이어가 자연어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술 데모를 선보였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채색, 배경 제작, 프레임 보간 등 반복적 작업을 AI가 지원하며, 소규모 제작팀과 개인 창작자가 다양한 실험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K&K디자인과 DLE사는 AI를 활용한 스케치 가공 및 음성합성 기술로 캐릭터 목소리를 재현하는 공동 창작 사례를 선보였다.
광고 산업에서는 이미지 제작, 문구 생성, 콘텐츠 테스트 등 단기간 반복 작업을 AI가 지원한다. 이토엔과 파르코는 AI 모델을 활용해 광고 영상과 음성·음악 요소를 제작하며, 빠른 시의성 확보와 개인화 전략 실행에 도움을 받고 있다.
출판 분야에서는 AI가 기획 초기 단계의 아이디어 발상과 콘셉트 확장을 지원하며, 디지털 퍼블리싱 환경에서 창작자 접근성을 높인다. 일부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품은 AI가 일부(약 5%) 원고를 작성하기도 했다.
음악 제작에서는 반복적 작곡·편곡·가사 작성 등 업무를 자동화해 제작 효율을 높인다. Suno AI, VOCALOID:AI 등 상용 솔루션을 통해 비전문가도 곡 제작과 공유가 가능하며, AI 기반 음악 유통 구조 변화와 저작권 논의도 활발하다.
디지털 할리우드 주식회사 요시무라 타케시 회장은 “생성형 AI는 단순 제작 도구를 넘어 콘텐츠 산업 전반의 창작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며, “일본 시장에서 AI 활용 역량과 책임 있는 기술 적용이 향후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할리우드는 AI 기반 창작 교육 커리큘럼을 강화하며, 현장 대응력과 창작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 기업이 일본 시장 진출을 모색할 경우, 단순 콘텐츠 품질 경쟁을 넘어 생성형 AI와 결합한 제작 전략, 빠른 기획과 실험이 가능한 디지털 퍼포먼스 체계, AI 기반 창작 방식 적응 능력, 일본 로컬 특성 반영 및 팬덤 기반 마케팅 전략 등 다각적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AI 윤리, 저작권 준수, 창작자 권리 보호 등 일본 내 사회적 논의를 반영한 책임 있는 기술 활용이 현지 신뢰 확보와 경쟁력 강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