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마트폰'의 등장, 번역 외엔 아직?

[더테크View] 삼성이 시도한 AI 스마트폰, 실제로 얼마나 똑똑했나
실시간 통역, 서클 투 서치 등 다양한 온디바이스 AI 탑재돼

‘더테크 View’는 더테크 기자들의 시각이 반영된 칼럼입니다. 각종 테크 이슈, 그리고 취재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과 생각들을 '색깔있는 관점'으로 풀어냅니다.

 

 

[더테크=전수연 기자] 지난 1월 갤럭시 S24 시리즈가 출시됐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자사 AI 포럼에서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과 언어, 코드, 이미지 모델 등을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갤럭시 만의 인공지능(AI)을 위한 스마트폰이라는 설명은 차세대 스마트폰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지난달 갤럭시 온디바이스(On-device) AI를 탑재한 S24 시리즈를 공개하며 ‘AI 스마트폰’ 시대를 선언했다. 갤럭시 언팩 행사부터 스토어까지 ‘Galaxy AI is here’이라는 마케팅 문구가 다양하게 활용됐다. 

 

갤럭시 AI의 가장 큰 특징인 ‘온디바이스’는 단말 기기 내부에서 정보를 처리하고 스마트 기기 자체로 정보를 수집·연산하는 기능이다. 별도의 외부 연결 없이 AI 기능을 직접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성, 빠른 속도, 낮은 전력 소모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대부분의 AI 기능들은 스마트 기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한 후 다시 기기에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사용자는 AI 서비스를 이용할 때 외부 플랫폼을 거치며 지연 시간이 생기거나 인터넷 연결을 필요로 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기기 내부에서 활용될 수 있는 AI 기능을 갤럭시 신제품에 본격 탑재하면서 이러한 번거로움을 덜었다. AI 기능 중 구글과 협력해 선보인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는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세분화 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검색 결과가 별도의 플랫폼을 거쳐 표시된다면 ‘AI 기능’이라고 칭하기 어렵겠지만, 서클 투 서치는 해당 영상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검색 단계가 간소화됐다. 또 관련 사진, 단어 등을 검색하고 대화하듯 추가 정보를 구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실시간 통역 통화(AI Live Translate Call)는 상대방이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대화 과정에서 빠른 통역을 지원한다. 이미 많은 테크 기업에서 통역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갤럭시는 스마트폰 내에 탑재됐기 때문에 사용 시 번거로운 과정이 단축됐다. 예를 들어 통신 데이터가 끊긴 상황에서도 13개 언어의 실시간 번역이 지원하는 것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의 챗 어시스트는 기본 문자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구글 메시지, 라인 등 메신저에서도 실시간 번역을 지원한다. 특히 사용자가 보낸 문장을 문맥에 맞도록 수정해 피드백까지 제공한다.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에 AI 기술을 융합한 부분도 눈에 띈다. 사진 편집 시 여백을 AI가 채운다든지 불필요한 요소를 자연스럽게 제거하며,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을 AI가 분석해 품질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삼성전자가 AI 스마트폰을 표방한 만큼 다양한 부분에서 AI 기능이 추가됐다. 단순한 통·번역을 넘어 AI가 흐름을 읽고 피드백을 반영하는 기술은 어느 정도 ‘AI 스마트폰’에 걸맞은 기능으로 보인다.

 

실제로 AI 번역 기업 딥엘(DeepL)이 글로벌 기업 마케터를 대상으로 AI 번역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77%는 AI 기반 작문 툴을 활용하고 98%는 구체적으로 기계 번역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현재 스마트폰 기반의 AI 통·번역 수요가 높다고 분석할 수 있다. 또 향후 고도화된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신기능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클 투 서치, 챗 어시스트 등 IT 기기 소비자에게 이미 익숙한 서비스 외에 ‘혁신적인’ AI 기능이 탑재됐다고 보기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외부 플랫폼을 연결한다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미지를 편집해주는 생성형 편집, 서클 투 서치 기능도 인터넷 연결이 필수인 기능이다. 메모 내용을 요약해주는 노트 어시스트도 서버에 해당 내용을 전송하기 때문에 온디바이스라는 매력과 함께 보안이나 간결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가 강조한 기능들은 여행, 학업 등 주로 특수한 상황에서 활용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는 일상생활 속 AI 기능과 맞닿아 있는 듯 하지만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이라고 말하기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

 

요컨대 소지바들에게 신선함 이상으로 생활에 필수적인 혹은 생활과 함께하는 기능들이 담긴 제품이라는 인식을 주긴 다소 아쉬운 지점이 있다는 것이다.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더 많은 기능과 개선점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현 시점에선 다소 물음표가 남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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