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선 현미경으로 반도체 내부 진단한다

KAIST 박용근 교수 연구팀, 기존 엑스선 현미경의 해상도 한계 극복하는 원천기술 개발
전자현미경의 해상도 수준인 1 나노미터 부근까지 근접

 

[더테크 뉴스] 반도체·배터리 등의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KAIST는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이 포항가속기연구소 임준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엑스선 현미경의 해상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엑스선 나노 현미경은 굴절 렌즈가 없어 렌즈 대용으로 동심원 회절판(zone plate)이라 불리는 원형 모양의 격자를 사용한다. 동심원 회절판을 사용해 얻어지는 영상의 해상도는 회절판 나노구조의 제작 품질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나노구조를 제작하고 유지하는 것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으며, 이러한 한계가 엑스선 현미경의 해상도 한계를 결정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새로운 엑스선 나노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제안한 엑스선 렌즈는 얇은 텅스텐 필름에 수많은 구멍을 뚫은 형태로, 입사되는 엑스선을 회절시켜 무작위적인 회절 패턴을 생성한다. 연구팀은  무작위적 회절 패턴 속에 시료의 고해상도 정보가 온전히 들어있음을 수학적으로 규명했으며, 실제 시료 정보를 추출해 영상화했다.  

 

무작위 회절의 수학적 성질을 활용한 영상기법은 지난 2016년 이겨레 박사와 박용근 교수가 세계 최초로 제안하고 가시광 대역에서 구현한 기술로서, 이번 연구는 해당 선행연구 결과를 엑스선 영역의 난제를 푸는 데 활용했다. 

 

 

구성된 시료의 영상의 해상도는 사용한 무작위 렌즈에 식각된 패턴의 크기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 연구팀은 300나노미터(nm) 지름의 원형 패턴으로 제작한 무작위 렌즈를 활용해 14나노미터(nm) 해상도(대략 코로나바이러스의 7분의 1 크기)의 영상을 취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영상기술은 기존 동심원 회절판 제작상의 문제에 가로막혀 있던 엑스선 나노 현미경 해상도를 그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기반 기술이다. 

 

제1저자이자 공동교신저자 KAIST 물리학과 이겨레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는 14 나노미터 해상도에 그쳤지만, 차세대 엑스선 광원과 고성능 엑스선 검출기를 활용한다면 전자현미경의 해상도 수준인 1 나노미터 부근까지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자현미경과는 달리 엑스선은 시료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내부 구조를 관찰할 수 있으므로, 반도체 검수와 같은 비침습적 나노구조 관찰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광학 및 광자학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라이트: 사이언스 앤 어플리케이션’ 4월 7일자에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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