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이승수 기자]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속화되면서 전력망의 구조적 전환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태양광·풍력 중심의 분산형 전원이 급증하는 가운데 기존 송·배전망 중심 구조로는 계통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AI와 분산에너지 기반 차세대 전력망 구축 논의가 본격화됐다.
차세대전력망 포럼과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는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12차 차세대전력망 포럼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재생에너지 시대 전력망 혁신 전략을 공유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후원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산·학·연·관 관계자 약 400명이 참석해 전력망 고도화의 시급성에 공감했다.
행사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심화되는 계통 불안정 문제를 진단하고, 송전망 증설 중심 접근에서 벗어난 새로운 해법이 집중적으로 제시됐다. 핵심 키워드는 ‘AI’와 ‘지역 유연성(Local Flexibility)’이다.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간헐성을 관리하기 위해 분산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력망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전력공사는 배전망 증설의 현실적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지역 유연성 서비스(NWAs) 도입 전략을 발표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수요반응(DR) 등 분산자원을 활용해 계통 부담을 줄이고 전력망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특히 제주에서 진행 중인 시범사업과 통합발전소(VPP) 연계 가이드라인이 소개되며 유연성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강조됐다.
정부 연구개발 방향도 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대에 맞춰 재편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AI 기반 분산전력망 브릿지 기술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차세대 전력 시스템의 지능화 로드맵을 공유했다. 이는 발전·저장·소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전력 흐름을 최적화하는 기술로,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망의 필수 인프라로 평가된다.
산업 현장에서는 직류(DC) 기반 전력망이 주목받았다. LS ELECTRIC은 교류 대비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이 높은 DC 배전 기술을 적용한 ‘DC Factory’ 구축 사례를 소개하며 제조업의 탄소중립과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강조했다. 이는 산업 부문의 재생에너지 활용을 가속화할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정책 지원도 확대된다. 한국에너지공단은 AI 기반 ESS 구축, 주민 참여형 공유 ESS,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실증 등 2026년 총 1,171억 원 규모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과 맞물려 AI 기반 전력망 고도화가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한편, 패널 토론에서는 지역 유연성 제도 정착과 AI 전력망 적용 과정의 과제가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망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데 의견을 모으며, 기술·정책·시장 협력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