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뉴스]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며 인체와 환경을 위협해온 과불화합물(PFAS)을 기존보다 1,000배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프라이팬 코팅제, 반도체 공정, 방수 의류 등에 널리 쓰이는 PFAS는 분해가 거의 불가능해 전 세계 수돗물과 하천을 오염시켜 왔는데, 이번 기술로 정수 및 환경정화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KAIST는 30일, 건설및환경공학과 강석태 교수 연구팀이 부경대 김건한 교수, 미국 라이스대 마이클 S. 웡 교수, 옥스퍼드대, 버클리국립연구소, 네바다대와 함께 PFAS를 기존보다 최대 1,000배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신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PFAS는 탄소(C)와 플루오르(F)가 강하게 결합된 합성 화학물질로, 내열성과 내수성이 뛰어나 프라이팬 코팅제, 윤활유, 반도체 공정, 군수·우주 장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사용 및 폐기 과정에서 환경으로 쉽게 유출되어 토양·수질·대기를 오염시키고, 인체에 축적될 경우 면역력 저하, 성장 저해, 신장암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2020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수돗물의 45%, 유럽 하천의 50% 이상에서 PFAS 농도가 환경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에 축적된 PFAS는 거의 배출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이에 따라 EU는 산업 전반에서 PFAS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2023년부터 제조·수입업체의 보고를 의무화했다. 또한 2024년에는 대표 물질인 PFOA·PFOS의 음용수 기준을 4ppt(4조분의 1그램)로 강화했다.
현재의 PFAS 정화 기술은 오염수를 흡착해 농축한 후, 광촉매나 고도산화 공정을 통해 분해하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그러나 활성탄이나 이온교환수지의 낮은 흡착 효율로 인해 정화 속도가 느리고 처리 비용이 높다는 한계가 있었다.
KAIST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리(Cu)와 알루미늄(Al)이 결합된 이중층 수산화물 기반의 점토형 신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PFAS를 기존 흡착제보다 최대 1,000배 빠르게 흡착할 뿐 아니라, 열 또는 화학 처리를 통해 여러 차례 재사용이 가능해 환경적 지속가능성까지 확보했다.
강석태 교수는 “이번 기술은 미량의 PFAS라도 빠르게 제거할 수 있어, 정수처리 시설과 환경복원 현장 등에서 즉각적인 적용이 가능하다”며 “지속 가능한 물 관리와 인류 건강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