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이지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기존보다 30배 이상 빠르고 효율적인 ‘그린수소 전해전지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제조 온도와 시간을 크게 낮춰, 친환경 수소 생산의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성과로 평가된다.
KAIST는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고체산화물 전해전지(SOEC)를 단 10분 만에 제조할 수 있는 초고속 소결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고체산화물 전해전지는 물을 전기분해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핵심 장치다. 전지를 구성하는 세라믹 분말을 고온에서 굳히는 ‘소결’ 과정은 전지 성능과 수명을 좌우하는 필수 공정으로, 통상 1,400℃ 이상에서 수시간 이상 소요됐다.
이 교수팀은 마이크로파 기반 ‘체적가열’ 기술을 적용해 이 과정을 혁신적으로 단축했다. 기존처럼 외부에서 열을 가하는 대신, 재료 내부까지 균일하게 가열함으로써 단 10분 만에 1,200℃에서도 안정적인 전해질 형성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이 기술은 기존 공정보다 온도는 200℃ 낮추고, 제조 시간은 약 30배 단축했다. 기존에는 세리아(CeO₂)와 지르코니아(ZrO₂)가 고온에서 서로 섞여 재료 품질이 떨어졌으나, 새 공정은 두 재료가 알맞은 온도에서 단단히 결합되도록 제어해 균열이나 결함 없는 치밀한 전해질층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공정시간’을 전지 완성에 필요한 가열, 유지, 냉각을 모두 포함한 전체 제조 시간으로 정의했다. 기존 일반 소결 공정이 약 36.5시간이 걸렸던 반면, 이번 기술은 70분 만에 모든 공정을 마쳤다.
제작된 전지는 750℃에서 분당 23.7mL의 수소를 생산하고, 25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등 우수한 내구성과 성능을 보였다. 또 3차원 디지털 트윈 분석을 통해 초고속 가열이 전해질의 치밀도를 높이고, 연료극 내 산화니켈 입자의 비정상적 성장도 억제해 수소 생산 효율을 향상시키는 원리를 규명했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성능 SOEC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며 “기존 공정 대비 에너지 소비와 시간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