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 무탄소발전연구실 김영상 책임연구원(오른쪽)이 배용균 선임연구원(왼쪽)과 함께 20kW급 연료극지지형 고체산화물 수전해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국기계연구원]](http://www.the-tech.co.kr/data/photos/20250940/art_17591029906138_397e5e.jpg?iqs=0.12744620506873072)
[더테크 이승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청정수소를 값싸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kW급 고온 수전해 시스템을 개발해 전기효율 83%를 달성하고, 3,000시간 이상 안정적인 장기 운전에 성공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 이하 기계연)은 김영상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연료극지지형(ASC)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시스템을 설계·운전·평가 전주기에 걸쳐 검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스템 단계까지 기술을 확장해 확보한 고효율·고신뢰 청정수소 생산 기반으로 평가된다.
SOEC 기술은 약 700℃ 이상의 고온에서 전기와 스팀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한다. 외부에서 스팀을 공급받으면 전기 소모량을 줄일 수 있어 고효율·저비용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기계연 연구팀은 특히 200℃급 산업 폐열을 활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자체적으로 스팀을 발생시키는 기존 방식 대비 전기효율을 10% 이상 높였고, 수소 생산 단가도 기존 대비 약 25% 절감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제철·화학 플랜트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 현장과의 연계성이 높다는 점에서 산업 적용성이 크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외부 열원을 활용할 경우 LHV(저위발열량) 기준 83% 전기효율로 시간당 6Nm³ 이상의 수소를 생산한다. 알칼라인이나 PEM 같은 저온 수전해 기술 대비 전력 소비량을 약 15% 절감할 수 있다.
또한 3,000시간 이상 안정적인 장기 운전을 달성해 제어 기술 신뢰성도 입증했다. 정전이나 스팀 공급 불안정 등 다양한 이벤트 상황에서도 고효율을 유지하며 운전이 가능했다. 기계연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수소 생산 단가 3,000원/kg 달성 기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상 책임연구원은 “셀·스택 수준에 머물던 연구를 시스템 단계까지 확장해 검증한 국내 첫 사례”라며, “특히 산업 폐열과 원자력·재생에너지 전기를 연계하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어 탄소중립과 수소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에는 기계연을 비롯해 케이세라셀, 전남대, 전북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포스코홀딩스, 지필로스, BHI, 푸른기술에너지가 참여했다. 기계연은 향후 전기효율 85% 이상 달성, AI 기반 수명 예측 기술 등을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