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세미텍, 내년 초 하이브리드본더 출시…차세대 반도체 장비 시장 주도권 노린다

TC본더 수주에 하이브리드본더 성과
AI 및 HBM 산업 성장 수요 확대 예상

 

[더테크 이승수 기자]  한화세미텍이 내년 초 차세대 첨단 반도체 패키징 장비인 하이브리드본더(Hybrid Bonder)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하이브리드본더는 반도체 성능과 생산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핵심 장비로, 향후 반도체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한화세미텍은 9월 10~12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리는 ‘세미콘타이완 2025’에서 하이브리드본더를 포함한 차세대 첨단 패키징 장비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2024년 TC본더 ‘SFM5 Expert’, 2025년 CoW(Chip-on-Wafer) 멀티칩본더 ‘SFM5 TnR’ 출시를 거쳐, 내년 초 플럭스리스본더 ‘SFM5 Expert+’와 하이브리드본더 ‘SHB2 Nano’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하이브리드본더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조 과정에서 성능과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TC본더는 범프(납 등 전도성 돌기)를 통해 칩을 연결하지만, 하이브리드본더는 별도 범프 없이 칩을 붙일 수 있어 20단 이상의 고적층칩 제조에 필수적이다. 또한 칩 사이 전기신호 손실을 최소화해 반도체 성능 향상에도 기여한다.

 

세미콘타이완 2025에서는 멀티칩본더, 플럭스리스본더, 하이브리드본더 등 주요 장비를 전시하며 일부 장비는 현장에서 직접 구동 시연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화세미텍의 첨단 패키징 장비는 정밀성과 품질 관리 능력이 특징이다. 특히 하이브리드본더는 금속과 비금속 본딩 과정에서 틈(Void)이 생기지 않도록 0.1μm 단위의 초정밀 정렬이 가능하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약 100μm)의 1/1000 수준이다.

 

박영민 한화세미텍 반도체장비사업부장은 “2022년 1세대 하이브리드본더를 성공적으로 고객사에 납품했다”며 “2세대 장비는 내년 1분기 고객사 평가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플럭스리스본더와 하이브리드본더 등 차세대 장비 출시로 한화세미텍은 글로벌 종합 반도체 기업(IDM)과 패키징 기업(OSAT)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전방위 장비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후공정 하이브리드본더 시장은 2033년 16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한화세미텍은 올해 SK하이닉스로부터 약 805억원 규모의 TC본더 장비 공급 계약을 수주하며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2020년 TC본더 개발 이후 약 5년 만에 이룬 성과다. 올 2분기 반도체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배 이상 증가했으며, 차세대 패키징 장비를 예상보다 빠르게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 R&D 전폭 투자가 꼽힌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관련 R&D 투자액은 약 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늘었고, 매출 대비 15% 수준이다.

 

한화세미텍은 첨단 패키징 장비 개발센터와 기술 인력을 확충하고, 이천에 첨단 패키징 기술센터를 열었다. 창원 통합사업장 신축 및 리모델링도 진행 중이다. 관계자는 “후발주자임에도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혁신 기술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며 “연구개발과 현장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반도체 종합 제조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