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실리콘·그래핀 음극재, 양산 눈앞…K-배터리 게임체인저 되나

‘복합 음극재’ 양산화 기반 마련

 

[더테크 이승수 기자]  한국전기연구원의 대표 연구성과인 ‘리튬이온전지용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가 기술이전을 넘어 상용화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전기·전자 소재 전문기업 JNC머트리얼즈에 11억 원 규모로 이전된 이 기술은 출연연 성과가 기업과 협력해 실제 산업 현장으로 이어지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실리콘은 흑연 대비 에너지 밀도가 10배 높고 충·방전 속도도 빠르지만, 충·방전 시 부피가 3배 이상 팽창하고 전도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KERI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기 전도성과 안정성이 뛰어난 그래핀을 활용, 실리콘을 감싸는 코어-쉘(Core-Shell) 구조 복합 음극재를 구현했다.

 

이 기술은 기존 5% 수준에 머물던 실리콘 첨가량을 20%까지 끌어올리며 전기차 주행거리를 20% 이상 늘릴 수 있는 성능을 확보했다. 동시에 고가의 나노 실리콘 대신 저렴한 마이크론(㎛) 실리콘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도 강화했다. 연구진은 시작품인 파우치형 풀셀을 제작하고 미국·중국 특허를 확보했으며, 국제 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Materials(2025, IF 14.1)에 논문을 게재하며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JNC머트리얼즈는 충북 제천의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입주해 KERI 기술을 스케일업하며 지난해 국내 최초로 수천 톤급 그래핀 양산 설비를 완성했다. 해당 설비는 전기차 6만 대분(4GWh 규모) 배터리 혹은 수억 개의 스마트폰 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는 물량을 생산할 수 있다. 향후 ESS, AI 반도체, 서버 등 고성능 전력·연산 장비에도 활용이 기대된다.

 

KERI 정승열 나노융합연구센터장은 “이번 성과는 원천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이어진 출연연-기업 협력의 성공 사례”라며 “국내외에서 기술적 완성도와 실용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이창근 JNC머트리얼즈 대표는 “KERI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그래핀 양산화라는 성과를 거뒀다”며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