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정보보호 매출의 0.1% '쥐꼬리' 투자... "SKT 통신 3사 중 최저"

CEO스코어, 국내 주요기업 정보보호 투자현황 분석
정보보호 투자 연간 1000억원 이상, 삼성·KT 단 두 곳 뿐
국내 최대 플랫폼, 네이버·카카오 등도 평균치 하회

 

[더테크 이지영 기자]  SK텔레콤 유심 해킹사태를 필두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음에도 국내 주요 기업의 정보보호 투자는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정보보호 공시 종합 포털에 최근 3년 연속 공시한 585개 기업(의료기관 및 학교 제외)의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2조2401억원으로 2022년 1조7741억원 대비 28.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AI 시대를 맞아 주요 기업들이 AI, 로봇,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 투자는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AI 시대 필수요건인 정보보호 투자에는 소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액 대비 정보보호 투자비중은 지난 2022년 0.1%(매출액 1734조4379억원), 2023년 0.12%(매출액 1686조9952억원), 2024년 0.13%(매출액 1787조3174억원)로, 0.1%선에 그쳤다.

 

기업별로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에 1000억원 이상 투자한 회사는 삼성전자(3562억원)와 KT(1250억원) 두 곳 뿐이었다.


뒤 이어 쿠팡(861억원), LG유플러스(828억원), SK텔레콤(652억원), 삼성SDS(652억원), SK하이닉스(622억원), 네이버(553억원), 우리은행(444억원), 국민은행(425억원), 현대자동차(367억원), 네이버클라우드(333억원), LG전자(296억원), 현대오토에버(287억원), SK브로드밴드(281억원), LG CNS(274억원), 기아(254억원), 카카오(247억원), 포스코(228억원), 넥슨코리아(228억원) 순으로 투자액이 많았다.

 

특히 1000만명 이상의 대규모 고객을 관리하며 보안의 필요성이 중대한 플랫폼 및 통신사들이 오히려 관련 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내 최대 인터넷 업체인 네이버, 카카오, 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플랫폼 3사의 IT 투자액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지난해 일반 기업 평균치 6.2%에도 미치지 못했다. 세 곳 중 국민 메신저 기업인 카카오가 IT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비중이 3.5%로 가장 낮았고, 네이버(4.5%), 네이버클라우드(5.1%)도 평균치를 밑돌았다.

 

 

통신 3사 중에서는 최근 유심 해킹 사태로 국민들을 불안케 한 SKT의 정보보호 투자가 가장 저조했다. SKT의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4.2%로 LG유플러스(7.4%)와 KT(6.3%)에 비해 크게 뒤졌다. SKT는 정보보호 투자액 규모도 경쟁사인 KT(1250억원)의 절반인 652억원에 그쳤다. SKT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정보보호 투자 비중 또한 4.9%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SKT 관계자는 “향후 5년간 총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를 통해 국내 통신·플랫폼 기업 중 최대 정보보안 기술수준으로 도약할 계획”이라며 “보안이 강한 회사로 거듭나,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권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IT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12.3%에 달해, 정보보호 투자액 상위 20개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수치는 국내 최대 금융사인 국민은행(7.5%)을 비롯해 다른 금융사들을 크게 압도하는 수준이다. 이 외에도 삼성SDS(11.8%), 현대오토에버(9.3%), SK하이닉스(8.0%), 포스코(8.0%) 등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6.2%로 2022년(6.4%)보다 0.1%p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도매 및 소매업(-0.7%p), 운수 및 창고업(-0.4%p), 숙박 및 음식점업(-2.8%p) 등 다수 업종에서 IT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뒷걸음질 쳤다.

 

또한 이들 주요 기업의 IT 부문 총 투자액은 2022년 28조7949억원, 2023년 33조463억원, 2024년 36조1091억원으로, 같은 기간 IT 투자규모 중 정보보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1%, 6.0%, 6.2%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특히 조사 대상 585개 기업 중 지난해 IT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증가한 기업은 337개(57.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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