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 위한 이동형 음압병동 개발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시범 운영…비용은 조립식 병동의 20% 수준
상용화 추진…"8개 중환자 병상 4주 안에 납품"

 

[더테크 뉴스]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이동형 음압병동을 개발했다.

 

중증 환자 수 급증에 따른 음압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이동형 음압병동'(Mobile Clinic Module·MCM)의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산업디자인학과 남택진 교수팀이 개발한 MCM은 고급 의료 설비를 갖춘 음압 격리 시설로 신속하게 변형하거나 개조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진단검사·영상의학·의료물품 공급·의무기록 관리와 환자 식사 제공 등 기존 병원의 인프라와 함께 활용해야 한다.

연구팀은 작년 12월 28일부터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국원자력의학원에 4개의 중환자 병상을 갖춘 병동을 설치한 후, 의료진과 일반인으로 구성한 모의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의료 활동과 환자 일상 등 치료 전 과정을 점검하는 시뮬레이션에 들어갔다. 시뮬레이션 작업은 이달 15일까지 진행된다.

KAIST는 시뮬레이션 기간 중 의료진과 환자의 사용성·안정성·만족도 등을 임상 검증한 후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KAIST가 개발한 MCM은 약 450㎡(136평) 규모로 가로 15m x 세로 30m 크기다. 이 MCM은 음압 시설을 갖춘 중환자 케어용 전실과 4개의 음압병실, 간호스테이션 및 탈의실, 각종 의료장비 보관실과 의료진실로 꾸며져 있다.

 

음압기·양압기·컴프레셔 등으로 이뤄진 기둥 역할을 하는 음압 프레임이 양 방향으로 압력을 조절해 전실과 병실 에어 텐트 공간을 만들고 음압화하는 원리다.

 

벽체에는 기능 패널을 설치해 중환자 치료를 위한 글러브 등 의료 설비를 구축했고, 전실과 병실로 된 기본 모듈 하나를 조립하는 데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6∼8개의 중환자 병상을 갖춘 병실 모듈을 설치할 경우 시제품 제작부터 이송, 납품까지 최대 4주 안에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MCM 개발을 위해 KAIST 연구팀은 의료진과 협력해 감염 치료 프로세스와 음압병동 디자인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확립하고, 다양한 기능 패널 아이디어를 구현했다.

 

특히 한국원자력의학원과 공동으로 이동형 감염병원 표준 운영 절차를 개발해 감염병 대응 과정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한편 이동 음압병동을 처음 운영하는 의료진들의 현장 활용도를 높였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조민수 박사(비상진료부장)는 "이번에 개발된 MCM의 보급이 확대되면 원자력의학원에 설치된 이동형 음압병동이 의료진 교육훈련센터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필요시에는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운영 지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남택진 교수는 "MCM은 병동 증축을 최소화하며 주기적으로 반복될 감염병 위기에 필수적인 방역시스템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며 "MCM 하드웨어와 운용 노하우를 향후 K-방역의 핵심 제품으로 추진하고 수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AIST는 과기정통부로부터 후원을 받아 작년 7월부터 교내에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을 출범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배충식 공대 학장이 이끄는 이 사업단에는 KAIST 교수진 위주의 연구 책임자 45명과 외부 참여 교수를 포함해 총 464명의 연구진이 감염 예방-진단-치료 등 감염병 전주기에 대응하는 과학기술 기반 한국형 방역패키지를 개발하고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