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이지영 기자]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전력기기용 친환경 절연 소재의 성능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전압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전력 산업 환경에서 요구되는 차세대 절연 성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KERI는 24일 절연재료연구센터 유승건 박사팀이 기존 친환경 절연 소재인 폴리프로필렌(PP)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폴리프로필렌은 재활용이 쉽고 절연성이 우수해 전력케이블 등 다양한 전력기기에 사용돼 왔지만, 이미 높은 절연 특성을 지닌 만큼 추가 성능 개선은 난제로 여겨져 왔다.
최근 전력기기의 고전압화가 가속화되면서 산업계는 기존보다 훨씬 뛰어난 절연 안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연구팀은 유독성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건식(dry) 공정을 적용해, 폴리프로필렌에 전압 안정제를 화학적으로 결합(그래프팅)하는 원스텝 공정을 구현했다.
핵심은 산업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용융’ 방식을 활용한 점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전압 안정제 분자를 선별한 뒤, 열로 녹인 폴리프로필렌에 안정제를 균일하게 혼합해 소재 내부까지 안정적으로 결합하도록 했다. 그 결과 고전압 환경에서도 전하 쏠림을 억제하고, 전기 흐름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탁월한 절연 성능을 확보했다.
이번 연구는 KERI 전력케이블연구센터 및 친환경전력기기연구센터와의 협업, 일본 규슈공업대학 연구진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개발된 소재는 HVDC 전력케이블은 물론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데이터센터 등 고전력 수요 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하다. 연구팀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기술이전 및 산업화를 추진하는 한편, AI 기반 후보 물질 발굴로 절연 성능을 추가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는 재료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으며(IF 19, JCR 상위 4.5%), 고전압 절연 소재 분야 국내 최초 사례로 학술적 가치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