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만난 삼성의 기술, ’갤럭시 서울 언팩‘

[현장기] 국내외 미디어, 인플루언서 등으로 인산인해
다양한 영상과 현장 이벤트 통해 자연스럽게 제품 공개

 

[더테크=문용필 기자] ‘7월 26일’이 오기 며칠 전부터 그랬다. 생활 속에서 계속 ‘언팩’이라는 두 글자가 눈에 띄었다. 회사 근처 삼성 디지털플라자에도, 퇴근길 버스정류장을 지나는 버스에도, 심지어 택시를 잡기 위해 무심코 켠 카카오T 앱에서도 ‘언팩’은 눈에 띄었다. 마치 26일에는 꼭 그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일종의 계시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날이 왔다.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서울에서 개최하는 ‘갤럭시 언팩’행사 당일.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갤럭시S를 출시하면서 해마다 언팩행사를 개최해왔는데 모두 미국이나 유럽같은 해외에서만 진행했다. 즉 갤럭시 언팩이 13년만에 고향에 금의환향한 셈이다.

 

(관련기사: Z플립이 만든 ‘ㅅ’…윤곽 나온 첫 ‘갤럭시 서울 언팩’)

 

언팩이 열리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기자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40분경. 행사 시작이 8시였으니 꽤나 이른 발걸음이었다. 국내외 언론을 가리지 않고 많은 취재진들이 올 것이라는, 누가 봐도 예상가능한 시나리오 때문이었다. 코엑스 곳곳에 마련된 언팩 관련 홍보물들이 기자를 맞이했다.

 

그런데 행사장 앞은 의외로 한산했다. 언팩에 참석하는 ‘셀럽’을 기다리는 듯, 젊은 외국인 여성들이 행사장 근처에 열을 지어 앉아있는 걸 제외하면 취재진 혹은 유튜버로 보이는 소수의 사람, 그리고 행사 스태프들 정도만 눈에 띌 뿐이었다.

 

 

다소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했던 이 광경은 본 행사 시간이 다가오면서 점점 돌변했다. 미디어 등록 카운터가 오픈되는 시간은 6시 30분이었고 7시부터 입장이 가능했는데 6시경에 이미 많은 참석자들이 비표를 받기 위해 줄을 지어있었다.

 

특히 외신기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행사장 근처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언어가 들려왔다. 갤럭시 언팩이 글로벌 이벤트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곳이 코엑스인지, 아니면 LA의 슈라인 오디토리엄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본행사가 임박하자 행사장 주변은 더욱 달아올랐다. 포토타임을 갖는 셀럽들에 환호하는 소리도 간간이 들려왔다. 삼성전자의 비즈니스 파트너, 전세계에서 온 취재진, 그리고 인플루언서들이 모여 한데 어우러지는 일종의 축제 같은 느낌이 들었다.

 

‘축제’라는 느낌은 행사장 바깥에서만 느낀 것이 아니었다. 행사장에 입장하자 거대한 원형 무대와 사방을 감싼 멀티스크린이 눈에 띄었다. 참석자들의 자리는 원형 무대를 중심으로 넓게 펼쳐졌다. 스크린에 반복해서 상영되는 홍보영상과 행사 안내가 아니었다면 파티장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행사 시작 30분전이 되자 빈자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흥이 올랐는지 몇몇 외신기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기념촬영을 하거나 셀피를 찍는 모습이었다.

 

발랄하고 톡톡튀는 ‘Z플립5’, 묵직한 느낌의 ‘Z폴드5’

 

BTS 슈가의 ‘대취타’를 배경음악으로 서울의 웅장한 야경들이 담긴 오프닝 영상, 그리고 커다란 함성, 박수와 함께 ‘갤럭시 언팩 2023’의 막이 올랐다. ‘삼성 모바일’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디바이스 변천사 영상도 상영됐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을 책임지는 노태문 사장(MX사업부장)이 손을 흔들며 무대에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노 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문화로 널리 알려진 활기찬 도시 서울에서 언팩을 개최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며 인사를 건넸다. 글로벌 이벤트인 만큼 이날 행사에서 발표자들은 모두 영어를 사용했고, 한국어 자막이 스크린에 나타나는 형태로 소통이 이뤄졌다.

 

노 사장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기술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사고방식,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이 가능해진다.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가 펼쳐진다”며 “이것이 바로 삼성 갤럭시가 추구하는 세계”라고 소개했다. 이날 언팩을 통해 소개하는 디바이스의 새로운 기능들을 함축하는 의미로 해석됐다.

 

(관련기사: 첫 ‘서울 언팩’, 삼성전자의 ‘뉴 폴더블’은?)

 

언팩의 첫 타자는 주인공이나 마찬가지였던 ‘갤럭시 Z플립5’였다. 개인적으로 볼때는 이날 소개된 디바이스 중 가장 확실하고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온 제품이라고 할 수 있었다. 특히 새롭게 커버에 적용된 ‘플렉스 윈도우’가 강조됐다. 전작들에 비해 확연하게 커진 화면에 다양한 기능을 연동했다.

 

사진 촬영과 위젯, 그리고 사용자만의 아이덴티티와 개성을 담을 수 있는 화면 디자인까지. 10대에서 20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는 듯 통통튀고 색채감 있는 소개 영상이 스크린에 투영됐다.

 

하이라이트는 제품 소개 영상에 등장한 미국 배우 시드니 스위니가 실제 행사장에 등장해 Z플립5로 셀피를 찍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인기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함께해 현장은 환호에 휩싸였다.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은 행사 중간 스크린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스타는 장원영 뿐만이 아니었다. BTS의 슈가도 언팩과 함께했다. 글로벌 스타인 만큼 현장의 반응과 환호가 엄청났다. 슈가는 Z폴드5를 장점을 소개하는 중요한 역할로 영상에 등장하기도 했다. BTS의 또다른 멤버 제이홉도 이날 다른 영상에 출연했다.

 

 

Z플립5가 ‘개성 넘치는’ Z세대를 타깃으로 한 느낌이었다면, Z폴드5는 디바이스 크기에 맞게 전문적이고 묵직한 느낌이었다.

 

삼성전자가 Z폴드5를 소개하면서 전면에 내세운 것은 새롭게 적용된 ‘물방울 힌지’, 즉, 플렉스 힌지였다. 기존 U자형 힌지와는 달리 제품이 거의 완전히 밀착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을 상쇄하려는 듯 내구성을 크게 강조하는 모양새였다. 야간 사진을 보다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나이토 그래피’도 주요 기능으로 소개됐다.

 

노태문 사장 “현재와 미래의 삶을 혁신하고 개선할 책임이 있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웨어러블 디바이스 ‘갤럭시 워치6’는 강화된 수면 및 건강체크 기능을 내세웠다. 고도화된 ‘바이오 액티브 센서’로 전반적인 건강상태 확인이 가능하다는 설명. 물론 이용자들의 또다른 제품 선택 근거인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도 삼성전자는 잊지 않았다. 축구선수 손흥민이 소개 영상에 등장한 것도 이채로웠다.

 

마치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갤럭시 탭 9’ 시리즈의 언팩으로 이어졌다. 드로잉과 필기에 많이 이용되는 태블릿의 특성을 감안한 것일까. 앞서 소개된 다른 디바이스들과는 달리 애니메이션으로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선명한 디스플레이 역시 강조된 부분이었다.

 

이렇게 ‘갤럭시 서울 언팩 2023’의 모든 디바이스 공개가 끝났다. 그리고 마치 영화 시상식의 호스트처럼, 언팩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듯 노태문 사장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노 사장은 “우리에게는 멋지고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 이상의 사명이 있다. 현재와 미래의 삶을 혁신하고 개선할 책임이 있다”며 “오늘밤 여러분들이 보신 모든 혁신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중 일부”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멘트를 마치고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그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사상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 이번 ‘갤럭시 언팩’은 하나의 거대한 축제와도 같았다. 기자라는 신분이 아니라면, 취재와 기사 작성이라는 본분만 아니라면 개인적으로는 ‘갤럭시 유저’로서 함께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메인 행사가 끝난 지 한참이 지난 후에도 각국에서 온 인플루언서들이 언팩의 여운을 즐기는 모습도 코엑스 근처에서 볼 수 있었다.

 

다만, 축제가 즐거웠다고 해서, 좋은 추억이라고 해서 그것이 ‘냉엄한 성적표’에 까지 반영되는 것은 아닐터다. 어찌보면 '진짜 언팩'은 이제부터, 가장 중요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반응이 남았다. ‘폴더블의 선두주자’라는 타이틀을 수성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야심작들이 시장에서 받을 평가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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