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삼성동 GBC 신축 놓고 고민…105층·70층·50층 '저울질'

 

[더테크 뉴스] 현대차그룹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숙원 사업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축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와 자동차 산업의 재편 등으로 미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초일류 기업 도약의 꿈'이라는 상징성과 비용절감 등을 고려한 실리를 두고 저울질 하는 분위기다.

 

16일 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05층 규모의 타워 1개 동을 짓는 종전의 설계안과 함께 70층 2~3개동, 50층 3개 동 등으로 설계 변경안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시의 문의에도 "내부적으로 설계 변경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며 "조만간 결정되면 알리겠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실리를 중시하는 만큼 층고를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데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현대차가 설계 변경안을 공식 접수하면 도시관리계획 변경 사항인지 건축계획 변경 사항인지를 따져볼 계획이다. 도시관리계획 변경 사항에 해당하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도시계획 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해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GBC 기본·실시설계안은 옛 한국전력 부지(7만4148㎡)에 지상 105층(높이 569m) 타워 1개 동과 숙박·업무시설 1개 동, 전시·컨벤션·공연장 등 5개 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이었다. 애초 115층 건물을 지으려다 2015년 계획을 한 차례 수정해 105층으로 낮춘 바 있다.

 

계획대로 완공되면 GBC는 제2롯데월드(555m)를 제치고 국내 최고층 건물이 된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2016년 7월 GBC 현장을 둘러본 뒤 "GBC는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100년의 상징이자 초일류 기업 도약의 꿈을 실현하는 중심"이라고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앞서 정 명예회장은 2014년 당시 감정가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에 삼성동 옛 한전 부지를 사들였다.

 

당시 한전 부지 고가 매입 논란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폭락하여 내리막길을 걷다 최근 애플과의 자율주행 전기차 협력설이 대두되며 겨우 부지 매입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국내 최고층 건물이라는 타이틀과 랜드마크라는 상징성을 포기하고 GBC의 층고를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할 경우 건설비를 아끼고 건립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공군에 지급하기로 한 군 레이더 구매 비용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토대로 미래 사업에 투자하며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성장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최근 로봇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GBC 건립은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미래투자사업이자 미래 100년의 상징"이라며 "영동대로 일대의 대규모 개발사업과 함께 125만명의 일자리 창출, 268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인 만큼 현대차가 GBC 신축사업을 원안대로 진행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삼성동 일대 주민과 상인 등 구민들도 현대차의 설계 변경안에 반대 서명 운동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져 설계 변경시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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