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서명수 기자]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일부 기업의 혁신 기술이 아닌 사회 전반을 바꾸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의 업무 방식부터 교육, 산업, 국가 경쟁력, 소비자 생활까지 AI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안전과 제도는 여전히 뒤처지고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제기됐다.
스탠퍼드대학교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발표한 'AI Index Report 2026'은 AI가 21세기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개발과 활용을 신중하게 이끌지 못하면 그 혜택이 고르게 분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AI의 기술 발전뿐 아니라 경제와 사회, 교육, 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AI가 이미 사회 시스템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의 대중화 속도다. 전 세계 기업의 AI 도입률은 88%에 달했고, 대학생 5명 중 4명이 생성형 AI를 학습과 과제에 활용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출시 3년 만에 인구 수용률 53%를 기록하며 PC와 인터넷보다 빠른 확산세를 보였다. AI가 특정 산업의 기술이 아닌 누구나 사용하는 일상적인 도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I의 성능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최첨단 AI 모델 대부분은 산업계가 개발했으며, 일부 모델은 박사 수준의 과학 문제와 수학, 코딩 분야에서 인간 수준 이상의 성능을 기록했다. 그러나 AI의 한계 역시 분명했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수준의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이 아날로그 시계를 정확히 읽는 성공률은 약 50%에 그쳤다. 복잡한 추론 능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상식적이고 일상적인 판단에서는 여전히 개선 과제가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 간 AI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AI 모델 성능에서 사실상 격차를 좁혔으며, 미국은 최첨단 모델과 민간 투자에서, 중국은 논문과 특허, 산업 생태계에서 강점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인구 대비 AI 특허 수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며 기술 혁신 역량을 인정받았다.
보고서는 AI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책임 있는 AI 구축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문서화된 AI 사고는 1년 사이 233건에서 362건으로 증가했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성능 경쟁에 집중할 뿐 안전성과 윤리 기준 공개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안전성을 강화하면 정확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면서 AI 개발은 새로운 균형점을 요구받고 있다.
교육 현장도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학생 대부분이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절반의 학교만 관련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책이 명확하다고 답한 교사는 6%에 불과했다. AI 활용은 빠르게 확산되는 반면 교육 제도와 가이드라인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다.
스탠퍼드 HAI는 앞으로 AI 경쟁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 우위가 아니라 사회가 AI를 얼마나 안전하고 책임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AI는 이제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경제와 교육, 산업, 일상을 바꾸는 사회적 기반이 되고 있으며, 그 변화에 대응하는 국가와 기업의 준비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