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서명수 기자]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한국 증시가 글로벌 주요 시장 대비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현상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의 가장 큰 문제로 낮은 주주가치 제고와 취약한 지배구조를 꼽는다. 특히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되는 배경에는 중복상장과 물적분할, 낮은 주주환원 정책 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중복상장 비율은 약 18% 수준으로 미국(0.35%), 일본(4.38%) 대비 현저히 높다. 기업이 핵심 사업부를 분할 상장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 가치가 희석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낮은 자본 효율성이다. 한국 기업들은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고 있음에도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부족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재 코스피 PBR은 미국과 대만, 인도보다 낮으며 상장사 상당수가 여전히 PBR 1배 미만 상태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과 신뢰 문제도 과제로 꼽는다. 영문 공시 부족, 불공정 거래 우려, 기업 지배구조 이슈 등이 한국 시장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저PBR 기업 공개, 상법 개정, 중복상장 규제 강화 등을 추진하며 시장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 역시 부실기업 퇴출과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영문 공시 확대 등을 통해 투자자 신뢰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진정한 선진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수 상승보다 구조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중복상장 제한, 소수주주 권익 강화, 자사주 소각 확대, 배당 정책 개선, 자본 효율성 제고 등이 병행돼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방산, 조선 등 일부 업종의 성장만으로는 한국 증시 전체의 재평가를 이끌기 어렵다"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중심 경영이 정착될 때 비로소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글로벌 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