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이지영 기자] 한화솔루션과 KAIST가 석유 유래 나프타를 대체할 친환경 바이오 플랫폼 구축에 성공했다. 폐자원을 활용해 플라스틱·섬유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기술로, 원료 공급 불안과 환경 규제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석유화학 기술로 주목된다.
카이스트는 한화솔루션과 공동 운영 중인 미래기술연구소를 통해 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글리세롤을 고부가가치 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플라스틱과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1,3-프로판디올’ 생산 기술이다. 연구진은 폐글리세롤을 활용해 고효율 미생물이 1,3-프로판디올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대량 생산용 발효 공정을 최적화했다.
특히 연구는 실험실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적용 가능성까지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300리터 규모 파일럿 공정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며 대형 생산 설비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실 성과가 실제 공장 환경에서도 재현될 수 있음을 검증한 셈이다.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기반 대사 설계 기술도 도입됐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미생물의 대사 경로를 사전에 분석·설계해 생산 효율을 높였으며,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무항생제 공정’을 적용해 환경 규제 대응력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나프타 가격 변동성과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는 가운데, 바이오 기반 원료 기술이 석유화학 산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폐자원을 활용한 순환형 생산 구조는 탄소중립과 이에스지(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과도 맞물린다.
이번 성과는 2015년부터 이어진 카이스트와 한화솔루션 간 장기 산학협력의 결과물이다. 양측은 연구를 통해 총 6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13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Nature Chemical Engineering 5월 12일자에 게재됐으며, 5월호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될 예정이다.
김정대 한화솔루션 연구소장은 “바이오 기반 원료를 활용해 기존 석유화학 공정을 대체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지속가능한 화학소재 생산 체계 구축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엽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미생물 기반 화학물질 생산 기술이 실험실을 넘어 실제 산업 규모까지 확장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사례”라며 “향후 다양한 친환경 화학소재 생산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