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이지영 기자] 서비스나우(ServiceNow)가 전 제품을 ‘AI 네이티브’ 구조로 전환하며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했다. 기존처럼 개별 기능에 AI를 덧붙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워크플로우·거버넌스를 통합한 플랫폼 중심 AI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다.
서비스나우는 10일 모든 제품에 AI, 데이터 연결, 워크플로우 실행, 보안 및 거버넌스 기능을 기본 탑재한다고 밝혔다. 별도 구매나 통합 과정 없이 즉시 활용 가능한 ‘완전한 AI 패키지’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컨텍스트 엔진(Context Engine)’이다. 해당 엔진은 AI 에이전트가 기업 내 자산, 정책, 승인 절차, 공급망 이력 등 다양한 관계 데이터를 이해하도록 지원해, 단순 응답 수준을 넘어 실제 업무 의사결정과 실행까지 가능하게 한다. 서비스나우는 850억 개 워크플로우와 7조 건 이상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최적화해 기업 맞춤형 의사결정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기존 엔터프라이즈 AI가 직면했던 ‘사이드카(Sidecar)’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한 접근이다. 그동안 기업들은 수백 개 애플리케이션과 분산된 데이터 환경 속에서 AI를 별도 시스템으로 도입하면서 실제 업무와 단절되는 문제를 겪어왔다. 서비스나우는 이를 통합 플랫폼으로 흡수해 실행 가능한 AI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개발 환경 측면에서도 변화가 크다. ‘빌드 에이전트(Build Agent)’ 기능을 통해 개발자는 기존에 사용하던 다양한 개발 도구에서 작성한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나우 플랫폼에 바로 배포할 수 있다. SDK 기반 통합 구조를 통해 전문 개발자는 기존 IDE를 유지하면서 개발이 가능하고, 비전문가도 자연어 기반으로 워크플로우를 설계할 수 있다. 실제 테스트 기준 수 분 내 실행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구축도 가능하다.
또한 서비스나우 스튜디오는 실시간 데이터 모델, 테이블 관계, 비즈니스 규칙을 자동으로 분석해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필드와 의존성을 제안하는 등 AI 기반 개발 환경을 제공한다.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AI 에이전트는 AI 컨트롤 타워를 통해 통합 관리되며, 공통 식별 체계 기반으로 거버넌스가 적용된다.
서비스나우는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 가능한 계층형 모델도 함께 제시했다. 특히 중견기업을 위한 ‘ESM 파운데이션’을 통해 IT, HR, 재무, 법무, 조달 등 주요 기능을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수개월이 아닌 수주 내 운영 전환을 지원한다.
실제 적용 사례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로빈후드는 서비스나우 AI 도입 이후 직원 요청의 70%를 사전 처리하고, 월 1,300건의 티켓 대응 과정에서 약 2,200시간의 수작업을 절감했다. 신규 조직 역시 수개월이 아닌 수주 내 운영 전환이 가능해졌다.
서비스나우 관계자는 “AI는 더 이상 부가 기능이 아닌 기업 운영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모델 종속 없이 고객이 원하는 AI 환경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도 차별화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AI를 ‘추가 기능’이 아닌 ‘기본 구조’로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분산된 시스템 위에 AI를 덧붙이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 운영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