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물성 파악을 위한 물리기반 머신러닝 방법론 개략도. [사진=KAIST] ](http://www.the-tech.co.kr/data/photos/20251040/art_17593669604458_0c8757.png?iqs=0.38698982355780165)
[더테크 이승수 기자] 신소재 개발의 핵심 단계인 ‘물성 규명’은 그동안 방대한 실험 데이터와 고가 장비에 의존해야 해 연구 효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KAIST 연구진이 물리 법칙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새로운 기법을 통해,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신속한 소재 탐색과 공학적 설계·검증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KAIST 기계공학과 유승화 교수 연구팀은 경희대 임재혁 교수 연구팀, 한국전기연구원(KERI) 류병기 박사와 공동 연구를 통해, 물리 기반 머신러닝(Physics-Informed Machine Learning, PIML) 기법을 활용해 적은 양의 데이터로도 소재 물성을 정확히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고무처럼 늘어나는 초탄성(hyperelastic) 소재를 대상으로, 단 한 번의 실험으로 얻은 제한적 데이터만으로 재료의 변형과 성질을 동시에 예측할 수 있는 ‘물리 기반 인공 신경망(Physics-Informed Neural Network, PINN)’ 기법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대량의 복잡한 데이터를 확보해야만 가능했던 물성 규명이, 이번 연구를 통해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잡음이 포함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재현 가능함을 입증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열과 전기를 상호 변환하는 ‘열전 소재’를 대상으로, 단 몇 개 측정값만으로 열전도도와 제벡 계수 같은 핵심 물성을 추정할 수 있는 PINN 기반 역추정 기법을 선보였다.
연구팀은 여기에 ‘물리 기반 신경 연산자(Physics-Informed Neural Operator, PINO)’를 도입해, 학습하지 않은 새로운 소재도 재학습 과정 없이 일반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실제로 20개 소재로 학습한 뒤 60개의 신규 소재를 테스트한 결과, 높은 정확도로 물성을 예측했다. 이를 통해 향후 다수의 신소재 후보를 빠르게 선별하는 고속·대량 소재 탐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유승화 교수는 “이번 성과는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인공지능을 실제 소재 연구에 적용한 첫 사례”라며, “데이터 확보가 제한적이어도 물성을 신뢰성 있게 규명할 수 있어 재료, 기계, 에너지, 전자 등 다양한 공학 분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