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김경민 교수, 이민구, 김대희, 송한찬 박사, 고태욱, 최문구, 김은영 [사진=KAIST] ](http://www.the-tech.co.kr/data/photos/20250939/art_17588546205139_2c755a.jpg?iqs=0.9625576128683085)
[더테크 이지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뇌의 적응 능력을 반도체로 구현한 초저전력 인공지능 하드웨어 기술을 개발했다. 단순히 신호를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 신경세포가 상황에 맞춰 스스로 반응을 조절하는 ‘내재적 가소성(intrinsic plasticity)’을 반도체에 담아낸 것이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이 뉴런이 과거 활동을 기억하고 반응 특성을 조절하는 원리를 모방해 ‘주파수 스위칭(Frequency Switching) 뉴리스터(Neuristor)’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내재적 가소성’은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점점 무뎌지거나, 반대로 훈련을 통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뇌의 적응 기능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뉴리스터는 이런 과정을 반도체 단일 소자로 구현해 신호의 빈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
이번 소자는 순간 반응 후 원래 상태로 복귀하는 ‘휘발성 모트 멤리스터’와 입력 흔적을 오래 저장하는 ‘비휘발성 멤리스터’를 결합해, 뉴런의 발화 주파수를 자유롭게 조절한다. 뉴런 스파이크 신호와 멤리스터 저항 변화가 상호작용하면서 사람이 자극에 익숙해지거나 민감해지는 뇌의 반응을 그대로 모사한다.
![뉴런과 주파수 전환 뉴리스터의 비교 개념도. [사진=KAIST]](http://www.the-tech.co.kr/data/photos/20250939/art_17588546200392_92724c.png?iqs=0.4154657484858526)
효과 검증을 위해 연구팀은 ‘희소 신경망(Sparse Neural Network)’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그 결과 기존 신경망 대비 27.7% 낮은 에너지 소모로 동일한 성능을 구현했으며, 일부 뉴런이 손상돼도 네트워크가 스스로 재구성해 성능을 회복하는 복원력도 확인됐다.
김경민 교수는 “뇌의 핵심 기능인 내재적 가소성을 단일 반도체 소자로 구현해 AI 하드웨어의 에너지 효율성과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스스로 기억하고 손상에 적응·복구할 수 있는 이번 기술은 엣지 컴퓨팅, 자율주행 등 장시간 안정성이 중요한 분야에 핵심 소자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박우준 박사(현 독일 율리히 연구소)와 송한찬 박사(현 ETRI)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성과는 재료 분야 권위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 26.8)에 8월 18일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