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서울대, 뇌 삽입 전극 수명 3배 늘리는 획기적 기술 개발

2025.09.16 13:16:13

 

[더테크 이승수 기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파킨슨병 등 뇌 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장기적으로 연구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뇌 삽입 전극은 삽입 후 1개월 정도 지나면 염증과 흉터로 신호가 흐려져 장기 연구와 임상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융합연구단 성혜정 박사팀은 서울대학교 박성준 교수팀과 공동으로 전극 수명을 기존 1개월에서 3개월 이상으로 늘리는 혁신적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뇌 신호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기록할 수 있어 뇌과학 연구와 임상 활용의 폭을 크게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딱딱한 실리콘 대신 유연한 플라스틱을 전극 재질로 사용해 뇌 조직 손상을 줄였으며, 전극 표면에 100나노미터 두께의 특수 코팅을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머리카락 굵기 정도로 가는 전극은 신경세포 활동을 실시간으로 기록할 뿐 아니라 약물 전달도 가능하다. 코팅은 뇌척수액과 만나면 부풀어 올라 단백질과 면역세포의 부착을 막아 염증과 흉터 생성을 억제하며, 전극과 신경세포 간 접촉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생쥐 실험에서 새 전극은 기존 전극 대비 염증 반응을 60% 이상 줄이고, 신경세포 생존율은 85%까지 높이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신호 대 잡음비(SNR) 측정 결과 장기간 안정적이고 신뢰성 있는 뇌 신호 기록이 가능함이 확인됐다. 이는 뇌 질환 연구뿐 아니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 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는 성과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치매·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 장기 추적 연구에 활용될 수 있으며, 심장 스텐트·인공관절 등 다양한 이식형 의료기기의 안정성과 성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재활 모니터링, 정신건강 관리, 뇌질환 진단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평가하고, 코팅 기술을 의료기기 산업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성혜정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전극 수명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장기간 안정적인 신경 신호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박성준 교수는 “새로운 전극 기술은 뇌 연구뿐 아니라 다양한 신경질환 치료법 개발에도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수 기자 lss@the-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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