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잠재성장률 2%대 붕괴…경제 강국 전략 ‘경고등’

2025.09.02 09:27:46

현대경제연구원 '잠재성장률 3%달성의 걸림돌과 극복 방안' 보고서

 

[더테크 서명수 기자]  한국이 경제 강국 도약을 위해 글로벌 저성장과 공급망 재편 속에서 생산성 제고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잠재성장률 3%달성의 걸림돌과 극복 방안' 보고서는 신성장동려 확보와 노동력 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인적자본의 질적 강화와 양적 확충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고, 재정과 규제 환경을 혁신해 투자와 산업 고도화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성장 잠재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2000년대 전반 4.7%였던 잠재성장률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2.1%로 낮아졌다. 특히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가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과거 성장 동력으로 작동했던 노동 기여도는 2000년대 초반 플러스에서 최근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여기에 자본 축적 속도 둔화, 총요소생산성 하락이 겹치며 구조적 침체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전망도 녹록지 않다. 2035년에는 1.0% 수준까지 내려앉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잠재성장률은 노동·자본 같은 공급 요인뿐 아니라 시장 수요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신산업 수요나 혁신 모멘텀이 현실화된다면 반등 여지는 남아 있다.

 

GDP 규모만 보면 한국은 여전히 선방했다. 2010년 세계 14위에서 2025년 13위로 한 단계 올랐고, 1인당 GDP 순위도 같은 기간 15위에서 13위로 상승했다. 그러나 성장잠재력의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G7 진입은커녕 순위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최근 “잠재성장률 3% 회복, 세계 5대 경제 강국”을 목표로 내건 배경이 여기에 있다.

 

 

글로벌 저성장·공급망 재편의 직격탄

 

세계 경제 환경은 한국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IMF는 글로벌 성장률이 금융위기 이전 4%대에서 팬데믹 이후 3%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의 생산성 둔화, 중국의 ‘중진국 함정’ 진입이 그 원인이다. 세계 경제가 구조적 저성장으로 들어서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부담이다. 팬데믹 이후 주요국이 공급망을 자국 중심(DVC)으로 회수하면서 한국의 핵심 성장 엔진이었던 GVC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 교역탄성치가 2023년 1.3에서 2025년 0.7로 떨어진 것은 이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수출 의존도가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한국에는 구조적 위협 요인이다.

 

 

대내적 한계…투자 정체와 인구 절벽

 

국내 요인도 성장 발목을 잡고 있다. 해외투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자본 축적은 정체 상태다.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 생산 중심 전략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내 투자가 위축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인구 구조다.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2012년 73%에서 2050년 52%로 급락할 전망이다.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부양 부담은 빠르게 늘어나고, 성장 잠재력은 제약된다. 이미 2025년에는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여력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복지 지출은 늘어나지만 공공투자는 정체돼 있다. GDP 대비 정부소비 비중은 2010년 13.5%에서 2024년 17.5%로 높아졌으나, 같은 기간 정부투자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미래 산업을 키우기 위한 투자 기반이 약한 셈이다.

 

한국은 세계 2위 수준의 R&D 투자 비율을 유지하지만, AI 등 미래 신산업 경쟁력은 여전히 선진국에 못 미친다. IMF의 AI 준비지수에서 15위에 머물렀다는 점은 한국이 ‘기술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구조적 위기를 넘지 못하면 한국 경제는 세계 5대 경제 강국 도약은커녕 순위 하락이라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서명수 기자 sms@the-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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