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디지털 무기로 지속적인 가치전달 능력 갖춰야”

2023.09.29 07:30:00

[기업인터뷰] 김동욱 스케일드애자일 한국 대표 下

 

(上편에 이어...)

 

[더테크=문용필 기자] 스케일드애자일의 프레임워크(SAFe)가 적용됐을 때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종이나 산업 분야가 있을까요. 혹은 생산기업에서 이를 도입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특별한 업종과 산업은 없습니다. 금융과 제조, 통신, 서비스, 의료, 심지어 공공영역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제조업체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담당자나 디지털 혁신을 담당하는 조직이 SAFe에 대해 교육받고 외부전문가 도움을 받거나 내부 전문가(컨설턴트)를 양성해 SAFe가 제시하는 로드맵대로 DX를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제는 자연스럽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이야기로 넘어갔다. 김 대표는 애자일이 추구하는 비즈니스 어질리티(Business Agility)의 핵심도 결국 DX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디지털을 활용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시장 변화의 새로운 기회를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비즈니스 어질리티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최근 흔히 이야기하는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AX)도 DX와 비슷한 이야기”라고 봤다. 아울러 “조직의 디지털 능력을 기르는 것은 단순하게 무언가를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할 밸류를 창출해내는 것이다. 그래야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대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들이 DX화에 어느 정도 근접했거나 실행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DX라는 개념이 워낙 포괄적인지라 일부 기업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비쳐질 수도 있는데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DX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디지털시대에 시장에서 변화하는 비즈니스, 시장 요구사항에 부응하기 위해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이용하고 새롭거나 기존의 것을 개선한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문화, 고객경험을 만들어내는 디지털 기업으로 변화하는 과정, 절차, 능력 등이라 생각합니다. 즉 기업이 현재 복잡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디지털을 활용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비즈니스 성공에 이르는 능력을 갖춰나가는 것이죠.

 

특히, 조직구성원들이 디지털 기술을 습득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좀 더 나은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역량, 다시 말해 시장이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해도 조직이 디지털 도구와 무기를 통해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제가 정의하는 DX입니다.

 

더 쉽게 말해볼까요. 얼마 전에 냉면집에 갔더니 서빙로봇이 음식을 나르고 있더라고요. 디지털 디바이스나 도구들을 하나의 무기라고 본다면 냉면집의 DX 무기는 서빙로봇이 되는 것이죠. (기업으로 본다면) 사물인터넷이 될수도 있고 클라우드가 될 수도 있고 ERP(전사적 자원관리)가 될 수도 있어요. 조직 내부에서 이를 습득하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끊임없이 창출해내는거죠. 그렇게 되면 복잡한 변화가 생기더라도 기업들의 디지털 체력이 단단해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 스케일드애자일을 통해 조직의 DX 혁신을 이룬 사례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몇가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현재 모든 산업에서 DX를 얘기하고 있고 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매년 열리는 SAFe 서밋에서 자동차 산업관련 사례들이 발표된다는 것입니다. 포르쉐와 벤츠, 아우디, BMW등 유럽과 북미 자동차 기업들은 대부분 SAFe를 조직의 듀얼 오퍼레이팅 시스템으로 활용했습니다. 일본 토요타의 경우, 본사는 아니지만 북미 본부에서 활용하고 있죠.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이라는 단어는 지난 몇십년간 자동차 산업에서 생산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언제나 존재했습니다. 고객들이 요구하는 튼튼하고, 좋은 디자인의 차량을 고장없이 오래탈 수 있도록 하는 혁신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죠.

 

(SAFe 서밋에서 발표된) 포르쉐 사례를 보겠습니다. 포르쉐는 2016년 AX 여정을 시작했는데요. 포르쉐는 초기부터 경영진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전사적인 애자일을 선언했죠. 초기에는 일부 조직에서 파일럿 형태로 시작했지만 경험을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조직들이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어요.

 

2019년에는 획기적인 도약이 있었는데요. 전체 크로스펑션(Cross-function) 조직을 DPO(Digital Product Org.)라는 하나의 조직으로 구성해 SAFe를 적용하게 됩니다. 특히 CEO가 전체 구성원들을 초청해 앞으로의 DPO 운영계획과 방향성을 설명했죠. 이를 계기로 포르쉐는 ART(Agile Release Train, 각기 다른 10개의 애자일을 엮은 것)를 조직하고 AX를 더욱 가속화시켰습니다.

 

2020년에는 애자일 혁신조직인 LACE를 글로벌 조직으로 확장했고 조직의 성장과 개선을 측정하기 위해 고객만족도 등 SAFe가 제공하는 다양한 지표를 사용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같은 여정은 현재 진행형입니다.메트라이프(MetLife)의 사례도 눈여겨 볼만 한데요. 전체 직원이 SAFe 사용자입니다. 현재 국내 지사에서도 활발하게 내부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결국 대화는 애자일 이야기로 돌아왔다. ‘애자일 전도사’로서 김 대표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 김 대표는 인터뷰 도중 “국내에서 애자일이 더욱 활성화될 거라고 확신한다”며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기업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 스케일드애자일이라는 기업과는 별개로 어떤 형태든 애자일을 따라갈 것이라고 본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이라는 견해를 나타내기도 했다. 인터뷰는 점점 마지막을 향해갔다.

 

향후 스케일드애자일이 국내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하실 계획이신지 궁금합니다. 파트너사들을 단순하게 늘리는 것 말고도 다른 기술기업들과의 협업 등을 할 수 있을 같습니다.

 

사실 아직 스케일드애자일이 어떤 회사이고 기존 애자일 방법론들과 어떤 점이 다른지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합니다. 다행히 그동안 애자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실제 기업에서 적용하고 시행착오를 겪어신 분들이 SAFe에 관심을 갖고있고, 그중 몇몇 분들은 한국 SAFe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활동하고 계시는데 우선 이분들과 SAFe를 보다 널리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4월부터 격월로 오프라인 밋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1월에는 좀더 많은 인원이 참석할 수 있는 밋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AWS코리아등과 같은 클라우드 공급사나 MSP와도 협업하고 클라우드 관련 프로젝트의 기회를 통해 고객사가 SAFe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언어적인 장벽 때문에 영어로 된 SAFe의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되는데요. 금년 연말까지 SAFe의 기본 7개 교육과정의 한글화를 완료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기업이 DX를 구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나 솔루션, 디지털 도구등이 아니라 이를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직원들의 역량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직원들이 받아들이고 기업전략과 목표에 맞춰 스스로 참여해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뤄 나가는 것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기업이 직원들과 비전과 전략 목표를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것이 바로 DX이고 AX입니다. 이런 환경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신뢰와 전폭적인 지원입니다. 그래서 CEO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셨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이미 애자일을 도입해봤더니 별거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우리 조직이 비즈니스 어질리티를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 해 봤는지, 그리고 트렌드처럼 따라해본 것은 아닌지,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봤으면 해요. DX와 비즈니스 어질리티를 구현하기 위해 SAFe의 성공 사례를 살펴봤으면 합니다.

문용필 기자 eugene@the-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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