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배준범 교수팀, 손으로 열·진동 전달 장갑 시스템 개발

2021.09.28 08:22:59

 

[더테크 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배준범 교수 연구팀은 가상현실에서 물체를 만질 때 실제 물체를 만지는 것 같은 열감과 진동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장갑 시스템을 개발했다.

 

장갑의 고정밀 유연 센서가 사용자 손 움직임을 측정해 가상현실로 전달하고 가상세계의 열과 진동 같은 자극을 손으로 다시 피드백 하는 기술이다. 

UNIST에 따르면 연구진이 개발한 장갑은 5개 손가락의 10개 관절 각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감과 진동도 여러 단계로 바꿀 수 있다. 

 


이 때문에 손가락의 움직임을 가상화면에 즉석에서 보여줄 수 있고, 뜨거운 물 속 쇠공을 잡는 가상현실에서도 실제 뜨거운 물에 손을 넣다 뺀 것 같은 순차적 온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또 손으로 금속 덩어리와 나무토막을 만졌을 때 온도 차이를 느끼는 것도 가능하다. 

개발된 장갑 시스템은 자극 전달과 센서 기능이 통합됐기 때문에 비대면 메타버스 시대에 맞는 가상 기술 훈련이나,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이 장갑의 센서, 발열 히터, 도선 같은 주요부품은 자체 개발한 액체금속 프린팅 기법으로 얇고 정밀하게 제작돼 손가락을 굽히거나 움직여도 부품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선행연구로 액체금속 프린팅 기법을 이용한 고정밀 유연 센서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배 교수는 “액체 금속 프린팅을 통해 센서, 히터, 도선의 기능을 한꺼번에 구현한 최초의 연구”며 “액체금속 프린팅 기법을 이용한 다양한 착용형(웨어러블) 시스템의 개발에도 큰 기여를 할 연구”라고 설명했다.

 

리모컨으로 조작하는 가상현실 세계는 몰입감이 떨어진다. 현실에서는 손으로 물체를 만지거나 조작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처럼 메타버스 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손이나 손목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기술을 앞 다퉈 개발하는 이유다.

 

연구진은 개발한 장갑 시스템은 여기서 한 발 더 앞서 촉각까지 자극할 수 있다. 시각이 사람 감각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는 특성상 기존의 가상현실 시스템은 주로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지만, 더 진짜 같은 가상현실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감각을 자극해야만 한다.

 

배 교수는 “개발된 가상현실 장갑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기술로 언급되는 VR·AR 분야의 혁신적인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액체금속을 이용한 소프트센서 기술로 2017년 필더세임을 창업해, 실험실 개발 기술의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가상현실 기술은 최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과 함께 훈련,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 시장 규모도 2027년까지 전세계 약 62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고승환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행되었으며,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선도연구센터의 연구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이준호 leejh@the-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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